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5일 제9회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하얼빈=뉴스1) 안영준 기자 = 9개 세부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겠다는 야심 찬 각오의 '세계최강' 한국 쇼트트랙이 드디어 본격적인 대회 일정을 소화한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7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김길리, 최민정(이상 성남시청), 심석희(서울시청)가 나서는 여자 1000m 8강전을 시작으로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의 본격적인 금맥 사냥에 나선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도 최강인 한국 쇼트트랙은 객관적 전력에서는 모든 종목이 우승 후보다.


다만 국제대회에서 늘 한국을 위협했던 중국과 일본 등의 실력도 만만치는 않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가 중국에서 열려 텃세라는 외부 변수도 작용한다.


중국에서 열렸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 쇼트트랙은 납득 못 할 판정 등으로 고전했던 바 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김건우가 5일 제9회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훈련 중 넘어지고 있다. 2025.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좁아진 트랙, 미끄러운 얼음, 중국 위주의 훈련 시간


그래서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도 불안함은 숨길 수 없다. 이번 대회에서도 본 경기 시작 전부터 개최국 중국의 텃세들이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가 열릴 헤이룽장 빙상 트레이닝센터는 폭이 좁다.

보통은 국제규격보다 넉넉하게 얼음을 얼리고 펜스를 설치해 선수들이 안전하게 스케이팅할 공간을 확보하는 데 반해, 이곳은 규격에 딱 맞춰 얼려 아웃 코스 쪽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이럴 경우 체력과 스피드의 우위를 활용해 아웃코스를 파고드는 게 장점인 한국에 불리할 수 있다. 중국은 "규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다가, 결전 이틀 전에야 트랙을 소폭 늘려줬다. 하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늘어난 길이는 '한 뼘' 정도로, 여전히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빙질 상태도 좋지 않다. 특히 아웃코스 쪽이 미끄러워 무리한 추월을 하다가는 미끄러질 수 있다. 한국은 지난 4일과 5일 여러 차례 아웃코스에서 넘어지는 선수가 나왔다.

훈련 스케줄도 중국 위주다. 이번 대회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정오 무렵까지 주로 열리는데, 중국은 실전 시간에 맞춰 매번 오전에 빙질을 체크하고 훈련을 진행했다.

반면 한국은 첫 훈련부터 이날까지 모두 오후 훈련으로 배정됐다. 개최국의 이점 정도로 볼 수도 있는 요소지만 찝찝함은 지울 수 없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6일(현지시간)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5.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선수들은 자신감 넘쳐…"완벽한 실력으로 텃세마저 제어하겠다"

다행히 선수단은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자신감이 넘친다.

세계 랭킹 1위 박지원(서울시청)은 "난 그 누구보다 얼음에 대한 컨트롤과 이해도가 좋다. 트랙이 좁은 것도 결국 다 같은 조건"이라면서 "스스로 준비한 시간을 믿고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며 위풍당당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여자 간판 최민정과 김길리 역시 "컨디션이 점점 더 올라오고 있다"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계주에 출전하는 노도희(화성시청)는 영하 30도인 하얼빈에서 외부 러닝을 할 만큼 의지를 보였다. 그는 "동료들 모두들 컨디션이 좋아서 기대된다. 나도 제 몫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훈련 중 미끄러졌을 때 아쉬움에 바닥을 치기도 했던 김건우(스포츠토토)도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훈련 한 번 한 번의 기회가 내겐 너무 소중하다. 잘 준비해서 대회에서 보여주겠다"며 결전을 고대했다. 또한 중국 텃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잘 하면 문제없다"며 개의치 않았다.

선수들은 훈련 도중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울 만큼 여유가 있었고, 레이스 사이사이 기록 등을 확인할 때는 편하게 수다를 떨며 긴장을 떨구기도 했다.

개막 전 마지막 훈련을 마친 뒤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단체 사진을 촬영하며 결의를 다졌다.

결의에 차 경기를 기다리되, 텃세에 위축되거나 긴장하는 모습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