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포인트 뛴 코스피, 미국발 이슈에 5%대 급락… 회복 가능성은
코스피, 2월 첫날부터 '매도 사이드카' 발동… 차기 연준 통화 정책 불확실성 우려가 하락세 키워
이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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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월 첫 거래일에 274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차기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의장 후보에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된 이후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1000포인트(p) 이상의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인 만큼 향후 탄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6년 코스피는 연초 이래 1010.19포인트, 23.97% 상승하며 21세기 이후 최고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5년 12월30일 종가로 4214.17이었던 지수는 1월 5000선을 돌파하며 5224.36까지 올랐다. 이 기록은 2001년 1월 세워졌던 코스피의 월간 상승률 1위인 22.45%와 2025년 10월 세워졌던 19.94%, 2001년 11월 기록한 19.72%를 모두 제친 수치다.
G20 및 OECD 주요국 가운데 월간 상승률이 20%대를 넘어선 사례는 드물다. 경제 규모가 전체적으로 커진 선진 시장에서는 시가총액이 급격히 오르기 힘들기 때문이다.
20%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비슷한 상승 사례로는 일본이 있다. 2013년 3월 아베 신조 내각의 양적 완화 정책 이후 엔저로 수출 기업 실적이 개선되자 닛케이 225 지수가 11.80% 오른 바 있다. 2024년 1월과 2월에도 도쿄증권거래소가 강력한 기업 거버넌스 개혁을 주도하자 닛케이 225 지수는 2개월간 17% 상승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월 한 달간 코스피가 강력한 상승세를 유지했던 이유로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 상승을 들었다. 그간 슈퍼 사이클을 주도해 온 AI 반도체 종목의 실적이 상향 조정되며 주가 전체의 상승 여력을 더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스피 세부 지수별로 보면 1월에도 반도체와 피지컬 AI 관련 종목이 30%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코스피200 정보기술은 32.78%, 전기전자는 32.67%의 상승률을 보여 지수 전체의 상승률을 웃돌았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펀더멘털 개선이 코스피 전체의 강세를 이끌고 있다"면서 "여기에 한국은 환율이 약세를 보였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글로벌 전체의 달러화 약세가 신흥 시장으로 인한 강세 흐름을 이끈 점도 코스피로의 자금 유입을 거들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급등, 반도체가 주도… "케빈 워시 지명, 조정 불러왔으나 현 시점서 영향 제한적"
이처럼 뜨거웠던 코스피는 2월 첫 거래일 험난한 하루를 보냈다. 2일 장 초반부터 급락한 코스피는 한때 4933.58까지 떨어졌다. 오후 12시31분에는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시켰다. 2025년 11월5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사이드카의 기준이 되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은 발동 시점 40.20포인트(5.21%) 내린 731.3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속 전 거래일보다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은행 기준 원/달러 환율도 장 종료 시점 전 거래일 대비 12원 급등한 1464원을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의 하락 폭은 2024년 8월5일 기록한 234.64포인트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치였다.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피 급락 원인을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지명에 따른 통화 정책 불확실성 확대에서 찾았다. 달러 강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고 시장 전반에 조정을 불러왔다는 것.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이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87% 내렸고 금 및 은 가격도 급락했다"면서 "케빈 워시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 중 상대적으로 매파 성향의 인물로 평가되는데 그의 지명으로 유동성 긴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강세가 일어났다"고 짚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케빈 워시 지명 이후 금요일부터 미국 장에서 금리와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면서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고 이는 2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코스피 매도세로 이어지며 전체적인 증시 하락에 크게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장 초반에는 개인의 매수세로 버티는 모양이었지만 불안 심리가 확산했다. 그는 "외국인 매도세가 곧 시장 전반으로 번졌다"면서 "코스피가 그간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슈가 있다면 물량을 털어내며 피하자는 회피 심리가 작동한 점도 지수를 끌어내렸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이날의 매도세는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직 케빈 워시 지명자의 정책 기조가 나타나지 않았고 그가 연준 의장이 되는 5월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을 이끄는 AI 반도체 업황 호조라는 근본 요소가 변하지 않은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김 연구원은 "그간의 강세장을 이끌었던 AI 및 반도체 중심의 장기 상승 추세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케빈 워시의 지명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나 경쟁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는 현재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기존의 호재가 훼손됐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조 연구원 역시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유발할 수는 있으나 케빈 워시가 5월 취임한 후에도 실제로 매파적이라 예상하기는 어렵다"면서 "코스피의 경우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그의 지명이 조정의 트리거가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한국 증시는 여전히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안정적인 선택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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