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덕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 교수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연속 토론회'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단지, 오해와 쟁점'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이한듬 기자


수도권 중심으로 추진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방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정 지역에 편중된 산업 구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전략적 중복과 다지점 네트워크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경덕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연속 토론회'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단지, 오해와 쟁점'을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는 "반도체 공장이 지어질수록 지방 분산에 대한 필요성은 필수 불가결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한국은 수원을 중심으로 이천, 최근엔 용인을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수도권 집중은 전문인력 수용과 견고한 공급망 확보, 인근 소부장 업체들과의 협업 등의 부문에서 장점이 있다"면서도 "자연재해와 지정학적 긴장, 에너지 공급 제약이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대만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대만은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해 한 곳에 집중된 산업 클러스터의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면서 신주 산업단지에서 형성됐던 반도체 산업 거점을 타이중, 타이난 등으로 분산했다. 이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지역 균형 발전, 인프라 병목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그는 다지점 투자와 전략적 중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대만이 미국과 일본으로 공장을 확대해 국제 협력을 강화해 선두 자리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펼치는 것처럼 한국도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박 교수는 "한국은 너무나 작은 수도권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타가 모여 있는데 이를 그냥 두면 문제가 커진다"며 "국제적으로는 주요 국가들과 기술 동맹이 중요하고 국내에서는 지역 분산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RE100 달성 차원에서도 지방 분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 RE100은 기업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과 빅테크를 중심으로 RE100 추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고객사에도 RE100을 요구한다는 방침인데 삼성전자는 10% 미만, SK하이닉스는 30% 수준에 불과하다.

박 교수는 "RE100을 하지 않으면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는 기조가 점점 강화되고 있다"며 "새만금으로 클러스터를 분산하면 태양광과 풍력 자원을 이용한 RE100 달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영남으로도 클러스터를 분산하면 원전을 통해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의견이다. 지역 분산을 통해 낙동강과 영산강, 섬진강 등을 활용한 용수 공급 문제 해결도 꾀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용인 클러스터의 직접 효과를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새만금과 영남권을 보완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