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정부를 향해 약가 제도 개편 관련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사진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진행된 약가 제도 개편 관련 긴급 기자회견. /사진=김동욱 기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으로 구성된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 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정부의 제네릭(복제약) 약가 제도 정책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제네릭 약가 인하 시 산업계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비대위는 민·관 공동 연구를 통한 약가 제도 개편안의 실질적 영향 분석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산 전문의약품을 주요 대상으로 한 약가 인하가 강행되면 연구개발(R&D) 및 품질혁신 투자 위축 등 산업기반 붕괴, 필수의약품 생산 중단 등 국민건강 위협 등을 초래할 것"이라며 "산업계는 물론 학계, 노동계, 시민단체 등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합리적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1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를 통해 현재 오리지널 의약품의 53.55% 수준인 제네릭 약가를 40%대로 낮추는 내용의 약가 제도 개편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이후 건정심 본회의와 행정 절차 등을 거쳐 오는 7월부터 해당 내용이 시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으로 중동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에서 제네릭 약가마저 하락한다면 산업이 붕괴될 것이란 게 비대위 설명이다. 비대위는 "원료의약품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사태로 인한 산업계의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극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급격한 대규모 약가 인하마저 강행된다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약가 인하 파급효과 등을 살펴보기 위한 민·관 공동연구 착수를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정부안대로 약가 제도가 개편될 경우 국민 건강과 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분석하자는 게 골자다. 건전한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과 산업 선진화 방안 등에 대한 분석도 함께 요청했다.


제약업계는 지금껏 제네릭 약가 인하 시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으로 우려해 왔다. 비대위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네릭 약가 산정 비율이 40%로 변경되면 기업들의 매출은 연간 3조6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신약개발과 파이프라인(개발 물질) 등의 투자가 축소되고 인력 구조조정으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비대위는 "산업이 무너지면 경제 성장의 동력은 사라지고 국민 건강을 지탱할 기반도 함께 흔들린다"며 "지금의 정책 결정이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업계의 공동 연구 요구에 대한 정부의 대승적인 수용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