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 매파' 신현송 한국은행 차기 총재가 지명되며 금리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의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한국은행 전경. /사진=한국은행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카드·캐피탈·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조달비용 부담이 확대될 경우 취약차주에 대한 대출 문턱 역시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을 지명했다. 신 후보자는 물가 안정을 위해 선제적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실용적 매파'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도 금리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신얼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신 후보자는 기본적으로 금리 인하보다는 인상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도 금리 상방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 원유 도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여력을 제약하며 시장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리 상승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은 2금융권이다. 카드사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는 회사채 발행 의존도가 높아 금리 상승 시 조달비용이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다. 특히 2022~2024년 고금리 시기에 발행한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차환 금리가 상승할 경우 이자 부담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카드사 발행채권 전체의 평균 조달금리는 올해 1~2월 기준 3.35% 수준이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4분기 및 내년 만기도래 채권 평균금리를 각각 3.55%, 3.56%로 전망하고 있다. 캐피탈사 역시 AA급 기준 3%대 중후반, A급 이하의 경우 4%대 조달금리가 예상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조달비용 '부담' 2금융권…취약차주 어쩌나

저축은행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저축은행은 수익의 상당 부분을 대출에서 창출하는 구조다. 예금 금리 상승 시 조달비용이 곧바로 커지는 특징이 있다. 현재 예금 금리는 3~4%대에 형성돼 있는데 금리 상승 압력이 더해질 경우 순이자마진(NIM) 관리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NIM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금리 상승과 수신 경쟁이 겹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조달비용 상승이 취약차주에 대한 금융 접근성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사는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대출금리를 인상하거나, 심사를 강화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중·저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승인율이 낮아지고 한도가 축소되는 등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는 총 1만7538건으로 전년 대비 2141건 늘었다.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가 출범한 2012년(1만8237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인 동시에 6년 연속 증가세다. 이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제도권 금융 공급이 위축되며 수요가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금리 상승기가 장기화될 경우 취약차주가 제도권 금융에서 이탈해 비제도권 시장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안정 정책이 취약계층 보호 장치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