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 예정 단지/사진=서울시


예정 공사비 1조5000억원의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에 국내 시공능력 2위·4위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경쟁 입찰에 나선다. '디에이치'와 '아크로' 하이엔드 브랜드로 강남과 용산 등 정비사업에서 실적을 쌓아온 대형사간의 경쟁이어서 주목된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DL이앤씨는 다음 달 10일 압구정5구역의 시공사 입찰 마감을 앞두고 참여 의사를 밝혔다.

압구정5구역은 '압구정한양1·2차'를 통합 재건축해 지하 5층~최고 68층, 8개동, 공동주택 1397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한강변 입지와 우수 학군을 갖춰 올해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1조4960억원. 압구정3·4구역 보다 공사비 규모는 작지만 3.3㎡(평)당 분양가가 높아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압구정 동쪽 관문에 위치해 한강변 가시성이 뛰어난 점도 장점이다.

두 건설사는 해외 랜드마크 설계 경험을 보유한 글로벌 건축가와 협업했다. 현대건설은 건축설계사무소 RSHP(Rogers Stirk Harbour+Partners) 관계자들과 현장에 방문해 설계안에 공을 들이고 있다. 프리츠커상 수상자 리차드 로저스가 설립한 RSHP가 파트너사로 참여한다.


DL이앤씨는 글로벌 건축·엔지니어링·컨설팅그룹 아르카디스(Arcadis) 담당자들과 현장을 찾아 설계안을 검토했다. 아르카디스는 1888년 네덜란드에서 창업한 그룹으로 아랍에미리트(UAE)의 '로열 아틀란티스호텔&레지던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포시즌스 프라이빗 레지던스' 등을 컨설팅했다.

시공사 선정 변수로 떠오른 '이주비 대출'

압구정 재건축 시공사 선정의 최대 변수는 조합에 대한 이주비 지원이다. 압구정은 특성상 교육 수요로 인한 전·월세 가구가 많지만 대출 규제에 따라 조합의 자금조달이 제한된다.

조합원은 새 아파트 완공까지 임시 거주하는 전·월세비 또는 세입자 반환 보증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정부의 6·27대책과 10·15대책 이후 이주비 대출은 주택담보대출로 분류돼 한도 규제가 적용된다. 무주택 조합원의 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된다.


다주택 조합원은 기본 이주비 대출이 불가하다. 현재 이주 중인 재건축·재개발 조합은 시공사 보증을 통해 제2금융권의 추가 이주비를 조달하고 있다. 이에 시공사의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금융회사들이 ▲사업비 ▲이주비(추가 이주비 포함) ▲중도금 ▲조합원 분담금 ▲입주시 잔금 등을 조달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다. 현대건설은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17개 금융회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DL이앤씨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과 KB·NH투자·삼성·한국투자·키움증권 등을 통해 조합원 대상 'VVIP 금융 패키지'를 도입한다. 대출과 자산·세무 관리, 상속·증여 등 컨설팅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비사업 단계에서 조합원 분담금이 거의 확정되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이주비 대출 규제, 분양가,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이 동시 적용된다"며 "시공사 선정에 건설사의 자금조달 역량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