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출마' 선언한 김부겸, '보수의 심장' 뒤집는 이변 만들까
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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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여론조사상 국민의힘 후보군을 앞서는 경쟁력을 확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대구 맞춤형 지원까지 예고하면서 선거 구도가 요동치는 모습이다. 다만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 여부, 보수 재결집 가능성 등은 여전히 김 전 총리가 넘어야 할 변수로 꼽힌다.
김 전 총리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많이 고민했다"며 "그러나 이 짐을 피하면 부끄러울 것 같다. 제가 결국 져야 할 책임은 대구다,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당에 후보 등록도 할 예정이다.
여당도 대구를 위한 '선물 보따리'를 예고하며 김 전 총리의 출마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앞서 "대구에 필요한 것이라면 총리님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해드림' 센터장이 되고 싶다"며 로봇수도, 수성알파시티, 군공항 이전 문제 등을 거론한 바 있다. 대구 맞춤형 공약뿐 아니라 당 차원의 인적 지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당내 대구 지역 연고자를 중심으로 당직자·보좌관 파견을 위한 사전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 고정 지지층을 넘어 중도·일부 보수층까지 흡수하는 인물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그는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40.3%를 득표해 당내에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를 받았고 2016년 대구 수성갑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지역주의에 균열을 내는 데 성공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후보군 8명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모두 앞섰고 다자구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영남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2~23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8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 전 총리는 양자대결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맞붙을 경우 47.0% 대 40.4%, 주호영 의원과는 45.1% 대 38.0%, 추경호 의원(전 경제부총리)와는 47.6% 대 37.7%로 각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자구도에서도 김 전 총리가 35.6%로 가장 높았고 이진숙 20.6%, 추경호 10.6%, 주호영 10.1%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당선을 낙관하긴 이르다.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이번 조사는 국민의힘의 내홍이 한창인 가운데 실시됐다. 국민의힘 내부갈등이 봉합되고 최종 후보 1인이 확정되면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윤태곤 더모아정치분석실장은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대구시장은 김 전 총리가 잘하고 못하고보다 국민의힘이 얼마나 못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국민의힘 내부 상황부터 단일화 문제까지 길게 봐야 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둘째, 대구의 정치 지형 자체가 여전히 보수 우위다. 지난 27일 발표된 한국갤럽 3월 통합조사에서도 대구·경북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26%, 국민의힘 33%로 나타났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는 대구시장 선거에서 78.8%로 당선됐고 민주당 서재헌 후보는 18.0%에 그쳤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 집권 1년 차로 민주당 바람이 강했던 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권영진 후보가 53.7%, 민주당 임대윤 후보가 39.8%를 기록하며 결국 보수 진영이 자리를 지켰다.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기초단체장 204곳 중 151곳을 차지했지만 대구에선 판을 뒤집지 못했다.
셋째, 김 전 총리에게 유리하게 보이는 지지율은 무당층 확대에 따른 것이다. 민주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치러진 21대 대선 직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약 10%포인트(p) 하락하면서 무당층은 27%까지 확대됐다. 무당층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특정 정당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어 숨은 변수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정당 지지층 이탈로 형성된 무당층이 선거 막판 다시 보수의 단일대오로 국민의힘에 재결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김 전 총리 측에서 기대할 만한 지점도 분명하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도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53%에 달했는데 이는 대구 유권자의 정서가 과거보다 완화됐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또 주호영 의원(국민의힘·대구 달서구갑)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 선거에 나설 경우 보수 진영 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김 전 총리의 당선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조진만 덕성여자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 특히 대구에서 이런 이변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초유의 일"이라며 "김 전 총리의 실제 승리 여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여기까지 판이 만들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국민의힘이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는 방증"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개요
▲의뢰: 영남일보 ▲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 일시: 2026년 3월 22~23일(2일간) ▲대상: 대구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12명 ▲조사방법: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조사 ▲피조사자 선정 방법: 무선 전화 가상번호(SKT·KT·LGU+ 이동통신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 100% ▲응답률: 7.2% ▲오차 보정 방법: 2026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기준 림가중 방식으로 성별·연령대별·지역별 가중치 부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내용: 정당 지지도 및 대구시장 여야 후보 지지도·인물적합도·가상대결 등
◆한국갤럽 여론조사 개요
▲조사기관: 한국갤럽 ▲공표일: 2026년 3월 27일 ▲조사 일시: 2026년 3월 24~26일(3일간) ▲조사 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조사 방법: 무선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용: 이재명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등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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