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커스]가계대출 1.5% '바늘구멍'에 주담대 7%대 금리 폭탄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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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한층 견고해지면서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7%에서 1.5%로 낮춰 잡은 데 이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별도 관리 항목으로 묶어 집중 감시에 나섰기 때문이다.
마지막 카드도 남아 있다. 정부는 올해 들어 20%로 상향한 주담대 위험가중치(RW) 하한을 25%까지 추가로 끌어올려 주담대 공급을 구조적으로 더 억누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르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1.5%로, 지난해(1.7%)보다 한층 강화됐다. 정부는 총량 관리와 함께 은행권 주담대를 별도 관리하기로 했다.
그간 은행들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줄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주담대를 늘리며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해 온 만큼 이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관리 방식도 더 촘촘해졌다. 금융당국은 연말 '대출 절벽'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월별·분기별 관리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주담대, 따로 묶고 조인다
정부 규제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줄을 완전히 끊어내겠다는 것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이 경제 전반의 성장과 활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짚었다.특히 가계대출의 몸통인 주담대를 정조준했다. 주담대는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데다 은행 입장에서도 담보가 확보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그간 은행권에서는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줄이는 대신 주담대를 늘리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행태가 반복돼 왔다. 금융당국이 이번에 주담대를 별도 관리 항목으로 묶은 것도 이 같은 주담대 쏠림을 차단해 편법적 총량 관리를 막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대출 문턱만 높아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31일 기준 연 4.42~7.02%로, 금리 상단이 다시 7%대를 넘어섰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7%를 돌파한 것은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이번 규제가 다주택자를 겨냥한 만큼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직접적인 규제 대상에서는 한발 비켜서 있지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시장금리 상승에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가계대출 총량 축소와 금리 상승 압력 등 간접 영향에서는 자유롭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험가중치 카드 만지작…은행 부담 커진다
주담대 위험가중치(RW) 추가 상향 가능성도 남아 있다. 금융위는 올해부터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15%에서 20%로 높인 데 이어 이를 25%까지 더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요섭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위험가중치 상향은) 계획하고 있다"며 "(비거주 1주택 규제와는) 별도로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주담대를 따로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은행의 자본 부담까지 키워 가계대출 공급을 한층 더 조이겠다는 것이다.
주담대 위험가중치가 오르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이 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보통주 자본비율은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은행은 같은 금액을 빌려주더라도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한다.
만약 은행이 100억원 규모의 주담대를 보유하고 있을 때 위험가중치가 20%면 위험가중자산은 20억원, 최소 자기자본비율 8% 기준 필요자본은 1억6000만원이다. 하지만 위험가중치가 25%로 오르면 위험가중자산은 25억원, 필요자본은 2억원으로 늘어난다. 그만큼 은행의 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커지고 대출 여력은 줄어든다.
당국은 앞서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15%에서 20%로 상향할 경우 은행권의 연간 신규 주담대 공급 규모 약 275조원 가운데 최대 10% 수준인 27조원이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추정했다. 상향 폭이 25%가 되면 공급 감소 폭은 더욱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한층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은행권은 연초부터 가계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용해 왔다"며 "주담대 별도 관리와 위험가중치 상향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가계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긴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 중심으로 선별적인 자금 공급은 이어가겠지만 전반적인 대출 여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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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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