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시아 전역 기업들의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최근 외신 '리더스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를 자처하는 MBK 회장으로서의 경영철학을 '기업 파트너'로서 정의했다.


이 같은 포부에도 불구하고 MBK를 둘러싼 국내 여론은 싸늘하다. 홈플러스, 고려아연 등과 관련된 이슈로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라는 평가는 힘을 잃었고 약탈적, 투기적 자본이라는 오명만 남은 탓이다.

기업 파트너가 되겠다는 MBK 사명이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시 된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롯데카드 고객정보 대규모 유출 사태에 따른 금융감독원의 4개월 넘는 영업정지 사전통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 등으로 MBK는 지속적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김 회장의 인터뷰에 대한민국과 우리 사회가 기업 시민들에게 묻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장 중요한 주제에 대해 언급돼 있지 않아 아쉽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는 청산의 기로 앞에서 이해관계자 모두가 절망과 절박함 속에 빠져 들게 했다. 홈플러스 직원들의 구조조정도 현재 진행중이다. 홈플러스 매대 곳곳에 상품을 채우지 못하고 있고 직원들은 월급마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MBK는 40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내세우며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하지만 시장에선 고지 곳대로 믿지 않는다. MBK가 거론하는 4000억 원 규모 지원 가운데 상당액도 보증과 DIP금융(긴급운영자금·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으로 이뤄졌다. 김 회장의 개인 재산 출연 금액이 400억 원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구체적인 집행 경로나 방식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최근 4개월 넘는 중징계 처분이 사전통보된 롯데카드의 고객정보 유출 사태 역시 그 엄중함이 상당하다. 고객 297만 명의 정보가 유출됐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등 부정 결제에 악용될 수 있는 민감한 정보까지 포함돼 있다고 한다. 롯데카드의 정보 유출사고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 한다.

서울시립도서관 명칭도 '김병주 도서관' 대신 '서대문 도서관'으로 바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기부 행위가 사회적 물의를 덮어주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사회적 책임 이행과 노력 부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거세기 때문이다.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스스로 변화하지 못한다면 미래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홈플러스 사태로 생계 위기에 직면한 노동자들, 롯데카드 대규모 정보 유출로 불안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