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들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계열 저축은행들은 좀처럼 예전 위상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은행을 중심으로 증권·카드·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는 것과 달리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후폭풍과 대출 규제 여파가 이어지며 그룹 내 입지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다. 사진은 저축은행 로고./사진= 저축은행중앙회


금융지주들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좀처럼 예전 위상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은행을 중심으로 증권·카드·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는 것과 달리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후폭풍과 대출 규제 여파가 이어지며 그룹 내 입지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은 5조32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9300억원)보다 3988억원(8.1%) 증가했다. 역대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자 1분기 기준 처음으로 순이익 5조원을 넘어섰다.

은행의 견조한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증권·카드·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들도 고른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인 가운데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그동안 은행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고객을 넘겨받는 연계 영업과 정책서민금융 상품 공급을 통해 그룹 내 보완적 역할을 맡아왔다. 은행이 수용하지 못한 차주를 계열 저축은행이 흡수하는 구조로 지주 차원의 고객 저변 확대와 수익 다변화에 기여해 왔다. 과거에는 연간 수백억원대 순이익을 내며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평가받았지만 업황 악화와 규제 강화가 겹치며 위상이 약해졌다.

실제 2022년까지만 해도 신한저축은행 384억원, 하나저축은행 233억원, KB저축은행 218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 1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3년 들어 부동산 PF 부실 현실화와 업황 악화, 충당금 부담 확대가 겹치면서 하나저축은행은 -132억원, KB저축은행은 -906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은 -49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신한저축은행 역시 299억원으로 이익 규모가 줄었다.


여기에 대출 규제 강화도 직격탄이 됐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6·27 대책 시행 이후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연 소득 1~2배수 내 자율 관리에서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도록 변경하면서 대출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타격을 크게 받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은행 고객을 연계받아 비교적 고신용자 중심의 신용대출 영업 비중이 높았는데, 총부채 관리 강화와 한도 축소가 이 같은 고객층을 직접 겨냥하면서 신규 취급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경우 하루 유입되는 신용대출 고객 규모가 기존 대비 최대 90%까지 줄었다는 설명도 나온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부실채권 정리와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며 일부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기저효과와 충당금 부담 완화 등에 따른 제한적 회복 수준에 그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수익성과 위상을 되찾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올해 1분기에도 KB저축은행은 6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고, 신한저축은행은 67억원 순이익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나저축은행은 1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해 연간 흑자 전환 이후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는 금융지주 계열사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저축은행 업권 전체가 PF 후폭풍과 대출 규제, 경기 둔화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지주 계열사는 기존 영업 구조 특성상 규제 변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지만 전반적인 대출 공급 축소와 영업 위축은 업권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선택지도 예전보다 좁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이용이 어려운 차주들이 저축은행으로 이동하던 통로가 축소되면서 중·저신용자와 서민층의 자금 접근성이 함께 낮아졌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6·27 규제 이후 저축은행권의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하반기 3조3785억원으로 상반기 5조4891억원보다 38.5% 감소했다. 제한된 대출 총량 안에서 상대적으로 연체 위험이 낮은 차주에게 물량이 우선 배분되면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은 더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규제로 영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출 창구도 줄어든 측면이 있다"며 "금융당국이 발표하는 중금리 대출 활성화 방안이 저축은행 운영 정상화는 물론 서민층 자금이 다시 원활히 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