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대신 전기"…삼성·LG, 히트펌프 시장 판 키운다
보조금으로 설치비 문턱 낮췄지만…'한국 맞춤형 기술' 고도화는 숙제
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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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보일러를 대체할 차세대 난방 시장을 놓고 삼성·LG가 기술 경쟁에 나섰다.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히트펌프 시장이 글로벌 탈탄소 흐름과 정부 정책 지원 등으로 국내서도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보급 초기 단계인 만큼 국내 주거·기후 맞춤형 기술 고도화 속도가 경쟁 우위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공기열을 활용해 실내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EHS 히트펌프 보일러를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35도 출수 조건에서 투입 전기 에너지 대비 약 5배 열에너지를 내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0%가량 줄인다.
LG전자도 지난 7일 일체형 히트펌프 시스템 보일러 신제품을 출시했다. 기존 화석연료 기반 보일러 대비 에너지 비용을 약 40~60% 절감할 수 있고 투입되는 전력 대비 약 4~5배 수준의 열에너지를 만들어낸다.
히트펌프는 공기열·지열·수열 등을 흡수해 난방과 냉방에 활용하는 장치다. 연료를 직접 태워 열을 내는 기존 보일러와 달리 외부 열원을 흡수해 실내로 옮기는 방식이라 에너지 효율이 높고 탄소 배출량이 적다.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한 히트펌프 시장은 글로벌 탈탄소 기조 확산과 맞물려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글로벌 히트펌프 시장 규모가 올해 1001억8000만달러(약 147조원)에서 2034년 2119억3000만달러(약 311조원)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정부 지원을 계기로 히트펌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518만톤 감축을 목표로 히트펌프 350만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가구당 설치비의 최대 70%를 보조금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혀온 설치비 부담은 줄었지만 국내 주거환경이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유럽은 단독주택 중심이라 히트펌프로의 전환이 비교적 빠르게 이뤄졌지만 한국은 아파트, 빌라 등 공동주택 비중이 높다. 기존 아파트는 도시가스 개별 보일러나 지역난방 시스템에 맞춰 설계돼 있어 히트펌프를 설치하려면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배관·전기 설비 보완도 필요하다.
혹한기 환경에서의 난방 성능 유지도 관건이다. 히트펌프는 외부에서 열을 흡수하기에 기온이 낮을수록 열을 끌어오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은 겨울철 기온이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지역도 있는 만큼 혹한기에도 기존 보일러에 준하는 난방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맞춤형 설루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물산과 협업해 아파트 보급용 히트펌프를 개발 중이다. 동시에 일본 홋카이도와 일부 유럽 한랭 지역서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며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LG전자는 별도 냉매 배관 공사 없이 기존 주택의 온수 배관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며 설치 편의성을 앞세우고 있다. 미국 알래스카와 노르웨이 오슬로, 중국 하얼빈 등 한랭지 연구 거점에서 제품 신뢰성과 난방 효율 검증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히트펌프 보일러는 탄소 배출과 에너지 비용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국내에서 시장이 확대되기엔 여러 제약이 존재한다"며 "이를 해결하는 기업이 초기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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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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