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코스피지수 상승기에 빚을 내 무리하게 투자를 하는 이들도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은 사상 첫 장중 코스피지수 8000 선을 돌파했던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최근 어딜 가나 주식 얘기 뿐이다. 누구도 상상치 못했던 수치에 도달하며 세계가 주목한 '코스피'가 화두다.


1년 전 오늘(2025년 5월19일) 코스피지수 종가는 전 거래일 보다 23.45포인트(-0.89%) 내린 2603.42였지만 지난 15일에는 장 중 한 때 사상 최고치인 8046.78포인트까지 찍었다. 1년 동안 5440포인트 넘게 뛰며 해외 투자자들도 주목하는 시장이 됐다.

과거 코스피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저 그런 시장"에 불과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취임한 뒤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천명하며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라는 말을 했지만 그동안은 "국장 탈출은 지능 순"에 더 가까웠다.


코스피가 투자자들에게 주목받지 못했던 이유는 오랜 시간 2000포인트 선에 머물며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서다. 이른바 '박스피'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30만원에 육박한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10만 전자 후퇴', '또 6만 전자' 등 10만원 아래 장기간 갇혀 투자자들의 속을 태웠지만 올 1분기 영업이익만 57조원을 넘게 거두며 "세계에서 가장 돈 잘 버는 회사"라는 칭송을 듣게 됐고 주가도 크게 뛰었다.


200만원에 육박하며 400만원까지 찍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시총 2위 SK하이닉스는 23년 전 상장 폐지를 걱정해야할 '동전주' 처지였다. 2011년 SK그룹에 인수된 뒤에도 적자에 허덕였지만 이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때 미리 사둘걸"이라는 탄식을 쏟아내는 황제주 지위에 올라 있다.

최근의 거침없는 코스피 상승세는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만난 두 회사의 기여도가 가장 크지만 정부와 여당의 세차례 상법 개정, 각 기업의 주주가치 재고 전략이 맞물려 '코리아 디스카운트' 오명을 벗기는 데 함께 힘을 보탰다.


예기치 못했던 가파른 상승세의 코스피는 주식 투자 열풍을 몰고 왔지만 반대로 부작용도 양산했다. "여기저기서 주식 투자로 돈 벌었다는 소리가 가득한데 왜 나만 못 벌지?"라는 의문과 심리적 불안감이 무리한 '빚투'(빚내서 투자)로 이어져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흐트러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는 대중적 흐름이나 경향에서 나만 고립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일컫는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다. 무리한 신용대출로 주식에 투자하고 은행 예금을 빼 주식에 몽땅 쏟아 붓는 무리수까지 둔다. 청소년부터 사회초년생,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코스피에 빠져 "나만 소외될 수 없다"며 투자 성공을 다짐한다.

국내 주요 10대 대형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KB·NH·신한·메리츠·키움·하나·대신)가 거둔 1분기 신용융자거래에 따른 이자 수익이 지난해 동기(3846억원) 대비 55.9% 늘어난 6000억원을 거둬들인 것도 주식 투자 열풍의 이면이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들도 코스피 낙관론을 내세우며 목표지수를 상향해 전망하지만 이런 분위기일수록 스스로를 통제해야 할 인내심과 자제력이 필요하다.

주식투자는 기본적으로 위험자산에 속한다. 주가지수는 가파르게 치솟다가도 언제든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릴 수 있다.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자본 범위를 넘어선 무분별한 투자는 오히려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방해한다.

스스로 "술 덜 마시고, 담뱃값 아껴서 주식 투자해야지"라는 다짐과 "집 담보로 대출 받고 차 팔아서 주식 투자해야지"라는 다짐은 위험의 파고가 확연하다.

투자에 실패해도 내가 감당할 수준에서 움직여야 한다. 무리하게 주식투자해서 돈 벌었다는 주변 얘기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부당한 정보를 취득해 주식을 사고파는 불법행위에 대한 유혹도 마찬가지다. 그건 "나만 소외되고 있다"가 아니라 "저러면 패가망신 할 수 있다"라고 되새기는 계기여야 한다.

폭등을 노리고 큰 돈 들여 동전주를 산다고 갑자기 주가가 치솟지 않는다. 지금보다 더 오를 까봐 빚내서 무리하게 주도주에 들어간다고 해서 주식 투자 성공 스토리를 쉽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성공은 어렵게 찾아오지만 실패는 한순간이다. 수시로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는 주식투자는 더더욱 그렇다는 걸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