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EX60, 커피 한 잔 마실 시간이면 338km 충전
메가캐스팅·셀투바디 적용해 '승차감·전비' 극대화
바르셀로나=최유빈 기자
공유하기
머그잔 가득 담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다 마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0분. 그 짧은 휴식 동안 볼보 EX60은 다시 338km를 달릴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한다.
지난 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카베스 빌라르나우에 마련된 볼보 EX60 공식 행사장. 볼보가 미디어 취재단을 위해 마련한 간이 카페테리아의 커피머신 앞에는 이색적인 문구들이 붙어 있었다. 작은 커피잔에는 '72km', 일반 커피잔에는 '284km', 그리고 커다란 머그잔에는 '338km'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해당 분량의 음료를 추출하고 음미하는 시간 동안 EX60에 탑재된 초급속 충전 시스템이 확보할 수 있는 실제 주행가능거리를 직관적으로 시각화한 퍼포먼스다.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게 만들던 충전 속도의 한계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완벽히 넘어서겠다는 볼보의 자신감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볼보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60의 글로벌 최초 시승 행사를 스페인 바르셀로나 일대에서 개최했다. 이번 시승은 바르셀로나 도심의 정체 구간부터 카탈루냐 지방의 거친 시외 외곽 도로, 그리고 구불구불한 와인딩 코스까지 총 3가지 심화 코스로 다채롭게 구성됐다.
이날 시승단에 배정된 차량은 사륜구동 방식의 'EX60 P10 AWD'와 후륜구동 방식의 'EX60 P6 RWD' 프리 프로덕션 모델 두 가지였다. 먼저 고성능 모델인 P10 AWD의 운전석에 앉아 시외 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차체가 도로에 완벽하게 밀착되어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러한 주행 질감은 볼보 최초로 도입된 3세대 확장형 플랫폼 아키텍처(SPA3)와 핵심 하드웨어 기술인 '셀투바디'(Cell-to-Body) 구조에 있다. 배터리 셀을 차체 바닥 구조 자체에 직접 통합시키는 이 기술을 통해 볼보 엔지니어들은 불필요한 부품과 무게를 걷어내는 데 성공했다.
배터리가 차체의 일부분이 되면서 차량의 무게중심은 물리적 한계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 덕분에 시외 외곽의 급격한 코너 구간을 다소 빠른 속도로 진입해도 차체의 흔들림(롤링)이 극도로 억제되며 운전자가 의도한 궤적을 날카롭게 그리며 빠져나간다.
|
유럽 특유의 거친 돌 바닥(코블스톤) 도로와 과속방지턱에도 EX60은 매끄러운 주행감을 보여줬다. 일반적인 중형 전기 SUV라면 툭툭 끊기는 잔진동이 시트를 통해 척추로 고스란히 전달될 법했다. P10 AWD 모델에 기본 장착된 '액티브 섀시'(Active chassis)는 노면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차량 내부로 유입시키지 않고 부드럽게 걸러냈다.
EX60는 전기차 중에서도 뛰어난 정숙성을 보였다. 노면 소음과 풍절음을 차단하는 흡차음재의 전략적 배치와 0.26이라는 극도로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실현한 유선형 외관 디자인 덕분에 시속 110km 이상의 고속 주행에서도 동승자와 속삭이듯 대화가 가능할 만큼 고요한 실내 환경을 유지했다.
볼보 최초로 앞좌석을 포함한 주요 4개 좌석 헤드레스트에 통합형 스피커를 내장한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도 기대 이상이었다. 총 28개의 스피커와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입체 음향 기술이 결합돼 주행 중 음악을 재생하면 마치 바르셀로나의 대형 콘서트홀 한복판에 홀로 앉아 있는 듯한 공간감을 선사했다.
P10 AWD 모델 시승을 마치고 후륜구동 방식의 'EX60 P6 RWD' 모델로 갈아타 동급 코스를 다시 주행했다. 액티브 섀시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빠진 만큼 급격한 와인딩 로드나 요철 구간을 돌파할 때의 한계 주행력과 묵직한 안정감은 P10 모델에 비해 살짝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일상적인 도심 출퇴근이나 평탄한 고속도로 크루징 환경이라면 P6 RWD의 주행감으로도 차고 넘칠 만큼 충분히 훌륭하다. 주파수 선택형 댐핑(FSD)을 포함한 첨단 섀시가 기본 장착되어 있어 기계적인 조율 능력만으로도 동급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WLTP 기준 611km라는 긴 주행거리와 PHEV 모델 수준과 경쟁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 포지셔닝을 고려한다면 실속을 중시하는 패밀리카 소비자들에게는 P6 트림이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바르셀로나=최유빈 기자
안녕하세요, 최유빈 기자입니다.
![[시승기] 볼보 EX60, 커피 한 잔 마실 시간이면 338km 충전](https://menu.sidae.com/animated/moneys/2026/05/2026051815152421503_animated_15524214.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