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정치·역사적 감수성 논란이 불매운동 조짐으로 번지면서 제휴카드를 앞세운 카드사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카드 독점 체제가 끝난 뒤 삼성카드와 우리카드가 잇따라 상품을 내놓고 신한카드도 출시를 준비하던 시점에 제휴사 리스크가 불거지면서다. 충성 고객층이 두터운 브랜드와 손잡아 신규 회원을 확보하려던 카드사들로서는 제휴사의 평판 리스크가 카드 상품 경쟁력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사진은 서울시내 스타벅스./사진=뉴시스


스타벅스의 정치·역사적 감수성 논란이 불매운동 조짐으로 번지면서 제휴카드를 앞세운 카드사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카드 독점 체제가 끝난 뒤 삼성카드와 우리카드가 잇따라 상품을 내놓고 신한카드도 출시를 준비하던 시점에 제휴사 리스크가 불거지면서다. 충성 고객층이 두터운 브랜드와 손잡아 신규 회원을 확보하려던 카드사들로서는 제휴사의 평판 리스크가 카드 상품의 흥행과 이용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최근 텀블러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을 '탱크 데이'로 지정하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해당 표현이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확산됐고,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스타벅스는 논란이 된 프로모션을 중단하고 사과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이라며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도 해임됐지만 소비자 반발이 이어지면서 파장이 단기간에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카드업계가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스타벅스가 최근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시장의 주요 제휴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2020년 현대카드와 독점 PLCC 계약을 맺었으나 지난해 이를 종료했다. 이후 삼성카드, 우리카드, 신한카드 등 복수 카드사와 손잡는 방식으로 제휴 전략을 바꿨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9월 '스타벅스 삼성카드'를 선보였고, 우리카드는 지난 4월1일 '스타트래블 우리카드'를 출시했다. 초반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스타트래블 우리카드는 출시 한 달 만에 약 9600매가 발급되며 목표치였던 1만장에 근접했다. 현대카드가 2020년 출시한 '스타벅스 현대카드'도 출시 3주 만에 발급 5만장을 넘기며 흥행한 바 있다.


신한카드도 스타벅스와 MOU(업무협약)를 맺고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당초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6월 중 출시가 예정돼 있었다. 다만 최근 논란으로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일정 변동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출시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고 준비는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약간의 변동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몇 년간 카드사들은 PLCC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소비 둔화로 수익성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충성 고객층이 뚜렷한 브랜드와 손잡으면 신규 회원 확보와 이용액 확대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PLCC는 카드사와 제휴사가 상품 기획부터 혜택, 마케팅까지 함께 설계한다는 점에서 일반 제휴카드보다 브랜드 결합도가 높다.


PLCC 시장도 빠르게 커졌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PLCC 발급량은 2020년 172만장에서 2024년 316만4639장으로 늘었다. 2025년 상반기에도 186만5751장이 발급되며 증가세가 이어졌다. 카드사들이 생활 접점이 강한 브랜드와 제휴를 확대하는 배경이다.

다만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약점이 될 수 있다. 스타벅스 제휴 카드의 핵심은 '별 적립'이다. 고객이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할수록 카드 효용이 커지지만 반대로 불매운동 등으로 스타벅스 이용을 줄이는 고객이 늘어나면 카드 이용 빈도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 제휴사 이미지가 카드 이용률과 발급 추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는 제휴사의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제휴사 이슈가 생기면 카드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고객 반응과 이용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