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급한불 껐지만…삼성전자, '내부 갈등·주주 반발' 숙제
정부 중재 노사 성과급 협상 극적 타결에도 논란 여전
DS·DX부문 간 갈등 현재 진행형…주주 소송 리스크도
이한듬 기자
공유하기
성과급 규모 확대와 제도화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의 중재로 극적인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천문학적 규모의 피해를 야기할 총파업을 막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분출된 노노 갈등과 주주 반발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대화를 재개한 끝에 총파업 예고일을 90분 앞두고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합의안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그대로 유지면서 반도체(DS)부분을 대상으로 사업 성과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한다. 재원 배분율은 DS 부문 전체 공통 40%, 각 세부 사업부 60% 비율로 쪼개어 배분된다. 인사·재경 등 공통 조직의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정해졌다. 노조는 이 같은 합의안을 22일부터 27일까지 조합원 찬반 투표에 부칠 계획이다.
노사의 극적 합의로 21일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던 노조의 총파업은 유보됐다.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파업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지만 당장의 급한불은 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하다. 가장 큰 문제는 DS부문과 모바일·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간 갈등의 골이 깊아졌다는 점이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DS부문의 압도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반도체 부문에만 유리한 요구안을 제시하며 DX 직원들의 의견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는 반발이 불거졌다.
특히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마무리되면 노조 분리 고민을 해봅시다", "DX 솔직히 못해먹겠네요"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공개되며 DX 직원들의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이로 인해 5000명 이상의 DX부분 조합원이 초기업노조를 탈퇴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법원에 교섭 중단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데 이어 노동부에도 진정을 낸 상황이어서 노조 내부의 법적 다툼과 초기업노조 집행부를 향한 비판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DX 조합원들이 교섭요구안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요구했던 만큼 이번 합의안에 대한 반발도 이어질 전망이다.
주주들의 집단행동도 삼성전자 노사에겐 큰 과제이다. 영업이익 정률 배분 합의안은 주주총회 결의사항이라며 교섭 중단을 촉구해온 삼성전자 주주단체가 법적대응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주단체는 OPI 1.5%와 특별경영성과급 10.5%를 합산한 영업이익 약 12% 수준의 성과급 재원 형성을을 문제삼고 있다. 법인세 산정의 과세표준에 영향을 미쳐 국가의 조세권을 침해하고 배당가능이익 산정 구조를 우회해 주주에게 귀속돼야 할 잔여재산청구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배당 역시 자본 충실에 관한 강행법규를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보고 있다.
주주단체는 잠정합의를 비준·집행하는 이사회 결의가 상정될 경우 즉시 본안 소송을 제기하고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가처분과 해당 합의안에 찬성한 이사 전원에 대한 회사 손해배상 청구 대표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협약 체결 즉시 강행규정 위반을 이유로 단체협약 효력정지 가처분 및 무효확인의 소도 제기하기로 했다.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세전 영업이익에 12%를 적산·할당하는 합의는 '위장된 위법배당'의 본질을 벗어날 수 없고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상 법률상 무효"라며 "전국 단위 주주 결집에 즉시 돌입해 위법 결의·위법 협약·위법 파업이 현실화되는 즉시 사법 절차를 동시·전면적으로 개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이한듬 기자
동행미디어 시대 산업1부 재계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