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주단체가 노사 잠정 합의안 내용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사진은 성명문을 발표하고 있는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 /사진=최성원 기자


삼성전자 주주단체가 노사 잠정 합의안에 대해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영업이익의 일부를 성과급으로 선배당하는 것이 상법 위반이란 논리다. 잠정 협의안을 비준·집행하는 이사회 결의가 상정될 경우 곧바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21일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주주총결집 집회'를 개최했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세전 영업이익 단계서 일정 비율을 사전에 나누는 영업이익 12% 성과급 잠정 합의안은 상법상 강행규정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금, 주주 배당 등을 지불하기 전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을 합친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은 위법이란 것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기존 성과급 체계인 OPI 재원을 영업이익 1.5%로 유지하고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의 10.5%를 배분하기로 합의했다.

민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에 대해 언급한 것은 단순 정치적 논평이 아니다"며 "이익은 주주의 몫이라고 직접 언급한 만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제22회 국무회의 겸 제9차 비상경제점검회의 모두 발언서 "세금도 떼기 전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나눠 갖는다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영업이익에 대해 이익을 배분받는 것은 투자자, 주주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잠정 합의안에 찬성한 이사들도 상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하겠다고 밝혔다. 성명문 발표 후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는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 /사진=최성원 기자


민 대표는 영업이익 12% 연동 산식이 주주에게 귀속돼야 할 잔여재산청구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배당가능이익에서 이익 배분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주주총회 결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논리다.

그는 "세후 자사주 지급 형식을 마련했더라도 재원 산정 기준 자체가 세전 영업이익 연동 구조"라며 "상법을 우회했기에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잠정 합의안에 찬성한 이사 전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대표 소송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개정 상법에 따라 이사는 주주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영업이익 12%가 유출되는 합의안에 찬성한 이사는 주주 배당 재원과 미래 투자 재원을 임의로 처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이날을 기점으로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주주 모집 및 소송인단 결집에 나설 계획이다. 민 대표는 "조합원들의 찬반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우린 세력을 키울 것"이라며 "합의안 확정 시 '단체협약 효력정지 가처분 및 무효확인의 소'부터 순차적으로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총파업 예고일을 1시간 30분 앞두고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노조는 총파업을 유보했으며 임금 협약 잠정 합의안을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조합원들의 찬반 투표를 거친 뒤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