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AI 마케팅 전문가는 AI 시대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 정의라고 했다. 사진은 김민영 AI 마케팅 전문가 본인. /사진=최성원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마케팅 생태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반복 업무가 AI를 통해 자동화되면서 기업들은 이전보다 훨씬 많은 콘텐츠를 짧은 시간 안에 만들 수 있게 됐다. 소비자의 브랜드 접근 방식도 변화해 기업들은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삼성전자부터 LF, 코웨이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20년간 브랜드 전략을 다뤄온 김민영 AI 마케팅 전문가를 만나 AI 시대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 재편 방향과 전망을 들어봤다.


"AI 시대 마케팅은 양이 아닌 브랜드 정의의 경쟁이다. 소비자의 질문에 AI가 우리 브랜드를 어떤 정보와 표현으로 답하는지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김 전문가는 AI 시대 마케팅 전략의 핵심을 콘텐츠 생산이 아닌 브랜드 정보 관리 체계라고 봤다.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를 찾아보는 방식에서 AI가 브랜드를 해석하고 소비자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기업이 의도한 대로 브랜드 메시지와 정보가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기업이 AI 결과물을 통제하려고 할 때 프롬프트부터 고민한다"며 "AI는 제품 정보, 가격, 리뷰, 언론 보도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조합해 브랜드를 설명하기에 프롬프트가 정확해도 정보가 불완전하면 결과물은 흔들린다"고 했다. 그는 "AI 시대 브랜드 마케팅의 출발은 핵심 정보를 하나의 기준으로 정리해 일관된 브랜드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닿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문가는 AI 시대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브랜드 마케팅 전략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소비자가 구매 과정에서 실제로 던지는 질문을 수집하고 이를 인지·비교·결정 단계별로 분류해 목록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들은 이미 고객센터, 검색 기록 데이터, 리뷰 등에서 소비자 질문 정보를 축적하고 있지만 이를 마케팅 전략이나 콘텐츠 구조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예컨대 공기청정기 브랜드라면 미세먼지 제거 성능, 필터 교체 주기 등 소비자가 구매 전 확인하는 질문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웹사이트와 보도자료 등에서 브랜드 정보를 AI가 인용하기 쉬운 구조로 재설계해야 한다"며 "광고와 캠페인에서는 감성적인 카피나 스토리텔링이 여전히 중요하지만 AI가 접하는 정보까지 추상적인 표현에 머물러선 브랜드를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AI가 브랜드를 추천할 수 있도록 차별점, 핵심 기술 등이 정형화된 정보 구조로 콘텐츠 안에 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문가는 회사 내부 기준도 명확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제품 상세페이지와 보도자료의 표현이 다르고, 고객 응대 스크립트와 광고 카피가 다를 수 있다"며 "내부적으론 각 부서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처럼 보이지만 AI 입장에선 브랜드 정보의 불일치로 해석된다"고 했다. "마케팅팀, 콘텐츠 개발팀, 검색엔진최적화(SEO)팀 등 AI 마케팅 관련 부서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면서도 정해진 기준에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민영 AI 마케팅 전문가는 소비자에게 AI가 브랜드를 직접 설명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은 김민영 AI 마케팅 전문가 본인. /사진=최성원 기자


김 전문가는 AI가 브랜드 경험 자체를 구성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콘텐츠 초안 작성, 리포트 요약 등 반복성 높은 마케팅 업무가 AI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중기적으로는 AI가 마케팅 의사결정의 일부를 실시간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소비자가 AI를 통해 브랜드를 발견·비교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질 것"이라며 "AI가 브랜드를 설명하는 역할을 넘어 소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 판단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성능이 고도화될수록 마케터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선 단호히 선을 그었다. 김 전문가는 "AI가 일정한 패턴을 학습할 수는 있어도 시장 분위기와 소비자 정서, 브랜드가 놓인 맥락을 해석하진 못한다"며 "여러 맥락을 판단하고 AI를 이용해 체계를 설계하는 건 사람의 역할"이라고 했다. 그는 "AI 시대 마케터는 실행자라기보단 설계자가 돼야 한다"며 "AI와 사람이 함께 일하는 구조를 설계하고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생성형 AI 시대의 마케팅은 AI가 브랜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설명하도록 만드는 경쟁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출발점은 거창한 설루션 도입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금 당장 생성형 AI에 우리 회사나 제품을 검색해보고 우리가 의도한 방식대로 설명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