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형사 재판에 넘겨진 기초생활수급자의 국선변호인 선임 요청을 거부하고 변호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며 유죄를 선고한 하급심이 잘못됐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3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기존에도 폭력, 음주운전 등 전과가 있던 A씨는 지난해 7월 부산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상처 치료를 받던 중 의사에게 욕설을 하고 주먹으로 응급실 벽을 쳤다. 또 자신의 행동을 저지하는 의사의 팔꿈지를 잡아당겨 폭행한 혐의도 적용돼 기소됐다.


1심에서는 A씨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 판결이 나왔다. "국법 질서를 능멸하지 못하도록 버르장머리를 뜯어고쳐야 마땅하다"는 질타도 있었다. 2심에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A씨가 자백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이 600만원으로 낮아졌다.

그런데 2심에서는 지난해 12월 A씨로부터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소명자료를 제출받았음에도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A씨는 변호인의 조력 없이 재판을 진행해왔다.


대법원은 "A씨가 제출한 소명 자료에 의하면 빈곤으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빈곤 등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 본인의 청구가 있을 때 법원이 반드시 변호인을 선정해주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