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민의힘 지도부가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공개회의 석상에서 정면충돌했다.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총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장동혁 대표와 당권파가 즉각 반박하면서 공개 설전이 벌어졌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대구 북구갑)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전원의 사퇴를 정식 제안했다. 우 의원은 1988년생 초선으로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된다.

우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을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며 "모두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 임기는 원래 내년 8월까지인데 (임기를 다 채우면) 다음 총선을 준비할 시간은 8개월밖에 없다"며 "공천까지 기간을 합치면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다음 지도부가 총선을 잘 준비할 수 있게 미래를 열어줘야 한다"며 "전당대회를 열어 재선거를 통해 다시 평가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월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수 최고위원, 장 대표, 조광한 최고위원. / 사진=뉴시스


우 최고위원에 이어 발언에 나선 조광한 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굉장히 미숙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우 최고위원이 "철없는 소리라니요"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조 최고위원은 "논쟁은 이따가 조용히 단둘이 하자"고 했다.


장 대표는 회의 말미 추가 발언으로 우 최고위원의 제안을 일축했다. 장 대표는 "당 지도부에 어떤 선택을 요구하려면 110명 의원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답을 먼저 줘야 한다"며 "지금 대한민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사퇴론에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대표는 지난 4일과 5일 의원총회에 불참했다. 전날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지만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다.

당권파인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발언을 통해 "방금 같은 안건은 비공개회의에서 이야기해야 하는데 왜 비공개회의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는 분이 여기서 개인의 계파를 위해 뛰려고 하느냐"며 "당원이 뽑은 지도부는 당원을 위해 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개혁·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11일 오전 7시3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찬모임을 가진 뒤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 사진=김인한 기자


전날 원내대표로 선출돼 최고위에 첫 참석한 정점식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화합을 강조했지만 곧바로 설전이 벌어지면서 무색해졌다.

정 원내대표는 "지금 우리에게는 계파를 생각할 여유도, 분열을 생각할 여유도 없다"며 "저부터 하나 된 국민의힘, 새로운 국민의힘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과 관련해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위원은 여야 동수로 구성되는 국민의힘 주도 국정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재명 정권의 합동수사본부는 통일교게이트 수사에서 '전재수 의원 구하기 수사'로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선 "공소취소(조작기소 특검법 추진) 시도를 공식 포기하고, 민주당은 후반기 원구성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제2당에 내놓을 것을 선언하라"고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개혁·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이날 오전 7시3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찬모임을 가진 뒤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은 붕괴됐고 이는 오롯이 장동혁 지도부의 책임"이라며 "보수가 진정 책임을 중시한다면 이제 그만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했다.

대안과 미래는 장 대표의 전국 재선거 주장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2030세대의 분노에 적극 공감하지만 전국적인 재선거에는 분명히 반대한다"며 "선거의 공정을 지키고자 모인 시민들의 요구를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오염시키는 것은 보수정당 대표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에게 장 대표 거취와 참정권 침해 문제를 다룰 의원총회 소집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대안과 미래 조찬모임에는 ▲이성권(부산 사하갑) ▲박정하(강원 원주갑)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고동진(서울 강남병)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김재섭(서울 도봉갑) ▲우재준(대구 북구갑) 의원 ▲유용원(비례대표) ▲김건(비례대표) ▲김소희(비례대표)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