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소에서 사용하는 우유의 원산지를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1."출근길에 카페 라떼를 자주 사 마시는데 우유가 국내산인지 수입산인지 표시를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가격이나 브랜드는 보지만 어떤 우유를 쓰는지는 알기 어려워서 아쉽습니다."(20대 직장인)
#2. "아이랑 같이 먹는 음료라 원재료를 신경 쓰는 편인데 카페에서는 우유 원산지를 알 수 없어 아쉬워요. 마트에서는 원산지나 유통기한을 확인하는데 카페에서는 그런 기준이 없는 느낌이에요."(40대 주부)


카페와 베이커리 등 외식업소에서 사용하는 우유의 원산지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우유를 활용한 음료·디저트 소비가 늘고 수입산 멸균우유 유입도 확대되면서 주요 원재료인 우유의 출처에 대한 소비자 알 권리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11일 현행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음식점은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배추김치 등 주요 식재료의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우유는 표시 대상 품목에 포함돼 있지 않아 카페라테·밀크티·아이스크림·디저트 등에 사용된 우유의 원산지 정보를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다.


우유는 카페·베이커리에서 원두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주요 원재료지만, 원산지 정보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조사에 따르면 수입 멸균우유를 사용하는 카페 가운데 원산지를 표시한 곳은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외식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보관 편의성을 이유로 수입산 멸균우유 사용이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우유 수입량은 2017년 3400톤에서 지난해 5만740톤으로 증가했다. 다음 달 EU산 우유 관세도 철폐되면 멸균우유 수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신선우유와 수입산 멸균우유는 생산·유통 과정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국산 신선우유는 국내 낙농가에서 생산한 원유를 냉장 유통 체계로 공급하며 체세포수·세균수 등 엄격한 품질 기준을 적용받는다. 반면 수입산 멸균우유는 장거리 운송과 장기 보관 과정을 거쳐 유통된다.

소비자들은 가격보다 신선도를 우선시하는 경향도 보인다. 낙농정책연구소의 '2025 우유·유제품 소비행태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유제품 구매 시 생산국가를 확인한다고 답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5 식품소비행태조사'에서도 우유 구매 시 가장 먼저 확인하는 정보로 신선도(29.9%)가 가격(17.9%)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국산 신선우유와 수입 멸균우유의 차이를 인지하고 가치를 평가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산지 표시 의무화 여부와 함께 업계의 자율적인 정보 공개 확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승호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외식 메뉴에도 우유 원산지 표시가 확대돼 소비자가 국산 신선우유와 수입산의 차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마트에서 우유를 고를 때처럼 카페에서도 어떤 우유를 사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소비자 알 권리 확대와 시장 환경 변화를 고려해 음식점 우유 원산지 표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적용 대상 품목과 업종, 표시 범위 등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단계적인 도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