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다시 열린다…국내 산업계 기대감 속 상황 '예의주시'
미국·이란, 종전 양해각서 합의 발표
불확실성 완화에 유가 등 정상화 기대
정유·석화·해운·가전 등 산업계 안도
완전 합의까진 험로…이스라엘 변수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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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던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면서 국내 산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동맥' 역할을 하는 호르무즈 운항 재개에 따라 그동안 차질을 빚던 원유와 원자재 수급 등이 점차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미국·이란의 최종 합의가 아직 남아 있는 데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만큼 중동 정세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마침내 타결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전면 개방을 승인하며, 동시에 미국 해군의 봉쇄를 즉시 해제할 것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선박들은 엔진을 가동하고 석유가 흐르게 하라"고 했다. 양국 대표단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만나 이번 합의안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는 이번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재개된다는 점을 크게 반기고 있다. 호르무즈는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27%가 통과하는 핵심 길목으로, 중동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면서 글로벌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고 세계 경제가 크게 요동쳤다.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원료 수급을 100% 해외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도 피해가 컸다.
106일 동안 이어졌던 해협 통행 제약이 사실상 해소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CNN에 따르면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직전 거래일보다 4% 이상 떨어진 80달러대 초반에서 거래 중이다.
봉쇄 기간 해협 안쪽에 발이 묶였던 원유와 정제유를 실은 선박들이 운항을 재기하면 국제유가가 점차 안정될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이는 국내 산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유업계는 이번 조치에 따른 영향이 큰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그동안 국제유가 급등과 공급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정부의 가격 안정화 정책과 수출 제한 조치 등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역래깅 등 일부 수익성 둔화 우려도 있지만 원유 공급이 정상화되고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찾을 경우 시장 기능 회복과 각종 제약이 풀리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원유가 국내로 들어오기까진 설명했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원활해질 경우 생산 차질 우려가 줄어들고 한때 55%까지 떨어졌던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도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수 있어서다. 현재 NCC 가동률은 정부의 대체 공급망 확보 등의 노력으로 70%대를 회복했지만 중동전쟁 종식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큰 호재가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해운과 물류업계도 수혜가 예상된다. 선박 운항 안정화와 해상 운송 효율성 제고가 단계적으로 이뤄지면 중동 지역 긴장 고조 이후 선박 우회 운항과 보험료 상승, 운임 인상 등으로 급증했던 물류비 부담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전업계도 운송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전체 영업비용 가운데 유류비 비중이 30%로 높은 항공업계도 국제유가 안정화에 따른 비용 부담 완화가 예상된다.
환율 안정화에 따른 경제 전반의 부담 완화될 전망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유가뿐 아니라 환율 상승 압력으로도 이어져 수입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이날 미국과 이란의 MOU 타결 소식 이후 원·달러 환율은 8.4원 내린 1511.4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다만 아직까진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양국이 오는 19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에도 약 60일간의 최종 협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협상에는 이란 핵 처리와 제재 해제 등 민감한 현안이 담겨있는만큼 결론을 예단하기 어렵다.
이스라엘의 돌발 행동도 변수다. 미국과 이란 간 합의 여부와 별개로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어서다. 실제 이날 미국과 이란 합의를 앞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해 이란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합의는 사실상 휴전 기간을 60일 더 연장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쟁점들인 이란 핵 프로그램의 상태와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다음 단계 협상으로 미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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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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