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경북도민체전 기간 선수단이 이용한 안동지역 한 숙박시설에서 수돗물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안동시는 관리·점검 부실을 인정하고 해당 숙박시설에 행정조치를 결정했다. 이번 사례는 숙박시설 음용수 관리의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제공=시대 독자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대구·경북 지역 숙박시설의 객실 음용수 관리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동행미디어 시대>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공중위생관리법 등에 따라 숙박시설 위생점검을 실시하며 침구류 세탁 상태와 객실 청결도, 소독 여부 등을 주요 관리 항목으로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객실 내부 급수시설과 음용수 관리에 대해서는 점검 주기와 검사 방법, 수질검사 범위 등에 관한 별도의 세부 기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현재 숙박시설 음용수 관리는 공중위생관리법과 수도법 등에 따라 목욕탕 수질관리 수준에 준해 운영되고 있지만 이용객이 실제 사용하는 객실 내부 수도관이나 샤워기, 세면대 수돗물 상태를 직접 점검하는 체계는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시설 수돗물 검사는 건물 외부 상수도 유입부인 수도계량기 지점에서 연 2회 실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하수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연 1회 물저장탱크 내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보관하도록 규정돼 있을 뿐 객실 내부에서 실제 사용되는 물 상태를 확인하는 별도의 검사 기준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수기와 생수 관리 역시 사각지대라는 지적이다. 숙박시설 내 비치된 정수기의 필터 교체 여부나 위생 상태, 객실 내 제공되는 생수의 위생 상태 등에 대한 별도 점검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업소 위생점검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정수기나 생수 위생과 관련한 별도 점검 항목은 없다"며 "현재는 이용객 민원이 접수될 경우 현장 점검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녹물처럼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오염 외에 깔다구 유충이나 세균, 배관 내부 오염 등은 일반 이용객이 직접 확인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소비자 신고가 접수돼야만 현장 점검이 이뤄지는 사후 대응 구조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동행미디어 시대>는 이에 앞선 지난 4월5일자 '경북도민체전 선수단 숙소 이물질 수돗물 논란' 보도를 통해 선수단이 이용한 숙박시설에서 수돗물 이물질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세면대 물이 검게 변하고 샤워기 필터에 이물질이 다량 쌓이는 등 오염 정황이 확인됐으며 이후 안동시는 관리 부실을 인정하고 해당 숙박시설에 행정조치를 결정했다.

숙박시설 노후화도 문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대구지역 숙박업소는 1137개소, 경북은 6247개소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 숙박업소는 준공 후 20년 이상 경과한 것으로 알려져 내부 수도관 부식이나 배관 오염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이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거나 관리하도록 한 제도적 장치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는 대구·경북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안전부와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유사한 방식으로 숙박시설 위생관리를 시행하고 있어 객실 수돗물과 내부 급수시설 관리 사각지대가 전국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숙박시설 위생관리 범위를 침구류와 객실 소독 중심에서 객실 음용수와 내부 급수시설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노후 숙박시설에 대한 배관 점검과 객실 사용 수돗물 정기 검사 제도를 도입해 이용객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