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주택공급이라는 큰틀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세부 방식을 놓고 극명한 온도차를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공공부지를 활용해 공공주택을 중심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한편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정비사업)을 활성화해 민간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공과 민간의 투트랙 공급이 필요하지만 각각의 방식에 토지 보상이나 집값 급등 등 한계점도 존재하는 만큼 중앙·지방정부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합동으로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 등 4대 수도권 주택공기업과 공공주택 공급점검 TF 2차 회의를 열고 올 연말까지 총 6만2000가구의 공공주택 착공에 나선다고 밝혔다.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공급의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수도권 공공주택 착공 물량은 2020년 6만5000가구에서 2021년 4만1000가구, 2022년 2만가구, 2023년 1만6000가구로 급감했다.
문제는 공공주택의 경우 토지보상 절차에 긴 시간이 소요되며 지방정부와의 협의 절차가 필요한 점이다.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1만가구) 옛 미군기지 캠프킴(2500가구) 과천 경마공원·국군방첩사령부 부지(9800가구) 등 상당수는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당선됐다.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공공주택지구 지정 과정에서 주민 의견 청취와 관계기관·지자체의 협의가 필요하다. 건축 인허가와 광역교통대책도 지방정부 권한 또는 협의 사항이다. 국민의힘 신계용 과천시장 당선인은 '경마공원 이전 불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용산구청장에 선출된 국민의힘 김경대 당선인도 "국제업무지구를 베드타운으로 만드는 공공주택 착공을 막겠다"고 맞서고 있다.
'재탕 정책' 논란이 불거진 태릉CC도 진통이 예상된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유네스코 세계유산 영향평가라는 이중 절차가 남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인근 세운상가의 재개발을 막은 것을 이유로 들어 태릉 인근 아파트를 건설을 비판하고 있다.
정비사업 이주 수요 연 5.2만가구…중앙·지방정부 갈등 고조
서울시는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2031년까지 31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시민단체들은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될 경우 철거와 이주에 따른 전월세 불안을 우려하고 있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5년까지 정비사업으로 공급된 주택은 31만가구. 같은 기간 이주 가구는 26만에 달했다. 서울시의 계획대로 31만가구를 착공할 경우 연평균 5만2000가구의 추가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비아파트의 착공 물량은 2021년 6만가구에서 2025년 3만2000가구로 46% 감소했다. 전월세 가격도 오르면서 전용 84㎡ 기준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보증금은 2025년 4월 6억4000만원에서 2026년 4월 6억9000만원으로 1년 만에 5000만원(8%) 상승했다. 같은 기간 평균 월세는 153만원에서 166만원으로 9% 올랐다.
이주현 경실련 경제정책팀 간사는 "연 5만가구 이상이 이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월세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며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 혼란과 전월세 상승 등 부작용을 줄이려면 저층 주거지 환경을 개선하고 전세대출과 전세보증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내달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세제개편 발표를 앞두고 국민 대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와 학계, 공인중개사, 실수요자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에서는 주택공급 방법을 둘러싼 실효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대출 규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서울 재건축·재개발 이주 대란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중앙·지방정부가 협력해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이남의 기자
안녕하세요. 동행미디어 시대 이남의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