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은 도는데 골목은 얼었다…은행권, '지역 돈맥경화' 푼다
15개 권역 중 제조업 CBSI 8곳 기준선 이상…비제조업은 5곳 그쳐
신한·KB 등 여신체계·상권분석·소상공인·미래산업 지원 강화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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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제조업 체감경기는 일부 권역에서 회복세를 보였지만, 내수와 맞닿은 비제조업 심리는 여전히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체감에는 온기가 돌기 시작했지만 지역 경제의 실핏줄인 골목 상권까지는 회복세가 번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업종별·권역별 체감경기 편차가 커지는 가운데 은행권은 '생산적 금융'을 앞세워 소상공인 지원과 미래산업 금융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지역별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실적 기준 15개 권역(부산, 대구경북, 포항, 광주전남, 목포, 전북, 대전세종충남, 충북, 강원, 강릉, 인천, 제주, 경기, 경남, 울산) 중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가 기준선인 100 이상을 기록한 곳은 8곳이었다.
반면 같은 권역을 비제조업 기준으로 보면 CBSI가 100 이상인 곳은 5곳에 그쳤다. 제조업 체감경기는 절반 이상 권역에서 기준선을 웃돌았지만 자영업·서비스업 등 지역 내수와 맞닿은 비제조업 심리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을 기준값 100으로 두고, 100보다 높으면 기업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고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권역별로도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 온도차는 뚜렷했다. 경기 지역은 5월 제조업 CBSI가 110.2로 15개 권역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비제조업 CBSI는 84.9에 그쳤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 격차는 25.3포인트로 전체 권역 중 가장 컸다. 반도체 등 제조업 기반이 강한 지역에서도 지역 내수와 서비스업 체감경기는 상대적으로 얼어붙어 있는 셈이다.
전북도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 온도차가 컸다. 전북의 제조업 CBSI는 107.7로 기준선을 웃돌았지만 비제조업은 89.1에 머물렀다. 격차는 18.6포인트였다. 대전세종충남 역시 제조업 CBSI는 106.2였지만 비제조업은 93.6으로 기준선을 밑돌았다.
반대로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모두 기준선 이상을 기록한 곳은 많지 않았다. 목포는 제조업 109.8, 비제조업 103.4를 기록했고 인천은 제조업 104.8, 비제조업 102.1로 집계됐다. 경남은 제조업 105.1, 비제조업 100.0으로 기준선 수준을 유지했다. 부산과 제주는 비제조업 CBSI가 각각 102.3, 103.5로 양호했지만 제조업은 각각 93.6, 95.4로 기준선을 밑돌았다.
지역별로 제조업과 비제조업 체감경기가 엇갈리면서 은행권의 생산적 금융 역할도 부각되고 있다. 제조업 기반 지역에는 미래산업과 밸류체인 금융지원이, 비제조업 부진 지역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만큼 지역과 업종별 상황에 맞춘 적재적소 지원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생산적 금융은 부동산 등 비생산적 자산으로 쏠리는 자금을 줄이고, 소상공인·중소기업·첨단전략산업 등 실물경제 회복과 성장에 필요한 분야로 자금을 공급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지역별 경기 회복이 고르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은행권도 데이터 분석, 여신 체계 개편, 소상공인 대출, 미래산업 금융지원 등을 통해 선별 지원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신한지주)은 정부의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영업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여신 지원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심사팀 개편, 신용평가 모델 개선, 리서치팀 신설 등을 통해 성장산업을 선별하는 역량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은 'KB상권활성화지수'를 통해 지역 상권 진단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데이터와 상권 평가 지표, 구매고객 특성, 매출 패턴, 개·폐업 현황 등 약 50여 개 데이터를 연계해 지역별 상권 흐름을 분석하는 모델이다.
하나은행(하나금융지주)은 지역밀착형 신상품 '하나뿐인 사장님대출'과 성실상환자 대상 '하나더소호 성공사다리대출' 확대 개편을 통해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포용금융 지원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전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지방 균형발전을 지원하는 한편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을 포함한 미래 성장산업 밸류체인에 대한 투자와 금융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역경제는 업종별로 체감경기 차이가 크기 때문에 획일적인 대출 확대보다 소상공인, 중소기업, 성장산업별로 자금 수요를 세분화해 볼 필요가 있다"며 "생산적 금융은 자금이 필요한 곳에 선별적으로 공급돼 지역경제의 회복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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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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