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군청 전경/사진제공=고령군



수십억원이 투입된 고령군 음악분수 설치 사업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통상 시설 설치공사는 입찰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고령군은 음악분수 설치 사업을 '물품 구매 방식'으로 발주했다. 이 과정에서 계약금액이 입찰방식보다 수억원 높게 책정돼 예산낭비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동행미디어 시대> 취재를 종합하면 고령군은 지난 2025년 장기리 일원에 가로 70m, 세로 35m 규모의 '대가야 문화물길 정비사업 음악분수대 설치사업'을 추진하면서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총 38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고령군은 A업체를 포함한 3개 업체를 대상으로 협상을 실시한 뒤 A업체와 39억9475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편성 예산을 초과한 금액으로 계약이 이뤄진 셈이다.


문제는 해당 사업이 단순 물품 구매가 아니라 토목과 전기, 배관, 조경공사가 포함된 시설공사라는 점이다. 그러나 고령군은 이를 물품 구매 방식으로 발주해 공사입찰 대신 협상에 의한 계약을 적용하면서 편법 발주 논란이 일고 있다.

계약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업은 일반적으로 조달청을 통한 공사입찰로 추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예산 낭비 논란이 제기됐다. 지방자치단체 공사입찰은 통상 관련 규정에 따른 낙찰하한율(87.745%)을 적용해 계약이 이뤄진다. 이 사업을 일반 공사입찰로 발주했다면 예정가격(38억원)의 약 87.745% 수준인 약 34억원 안팎에서 낙찰이 가능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실제 계약은 39억9475만원에 체결됐다. 공사입찰과 비교하면 약 6억원 가량 높은 금액으로 계약이 이뤄진 셈이다.


특혜 의혹도 이어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등에 따르면 공사입찰은 금액에 따라 지역제한 또는 전국입찰을 실시하고 적격심사를 거쳐 업체를 선정한다. 하지만 물품 계약으로 발주하면서 이러한 절차를 적용받지 않았다.

결국 조경공사를 물품 구매로 발주하면서 특정 업체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협상계약 방식을 적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고령군은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고령군 관계자는 "당시 3개 업체가 참여했고 평가자료와 내역서 등 계약자료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고령군은 다른 협상계약에서는 평가점수와 참여업체, 선정 결과 등을 공개한 사례가 있어 이번 사업만 자료 공개를 거부한 것을 두고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또 조경공사를 물품으로 발주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물품으로 발주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지가 조달청 계약자료와 지방자치단체 계약 담당자 등을 확인한 결과 음악분수처럼 토목과 조경공사가 포함된 시설사업을 물품으로 발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전문가 들은 "시설공사 성격의 사업을 물품 구매 방식으로 발주하면 공사입찰에서 적용되는 경쟁과 심사 절차가 달라질 수 있다"며 "발주 방식, 심사절차가 적정했는지와 계약 과정이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는지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도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발주 방식부터 계약 과정까지 모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감사 등을 통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