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2일 서울 청년을 AI(인공지능) 시대 핵심 인재로 키우겠다며 이용권 무상 지원 등 대규모 지원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오 시장이 2일 오전 중구 서울시청에서 '청년 AI 사다리' 추진 계획 기자설명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9기 취임 이튿날 AI(인공지능) 전환 시대 청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지원 정책을 꺼내 들었다. AI 활용 능력이 취업과 성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청년들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이용권 무상 지원부터 맞춤형 교육, 전용 공간 조성까지 지원해 경제력에 따른 AI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2일 오전 중구 서울시청에서 민선 9기 핵심 청년정책인 '청년 AI 사다리'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AI 활용 능력의 격차가 학습과 취업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모의 경제력 격차가 청년들의 미래 기회 격차로 이어지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정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생성형 AI 사용 경험률은 2023년 17.6%에서 2025년 44.5%까지 증가했고 20~30대 청년층의 경험률은 70%를 넘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채용시장에서도 AI 활용 능력이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7곳은 채용 과정에서 AI 활용 역량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용 부담은 여전한 진입 장벽이다. 대학생 상당수가 무료 버전을 이용하고 유료 구독을 취소하는 가장 큰 이유도 비용 문제로 조사됐다. AI 이용 비용이 역량 차이로 이어진다는 판단에 '청년 AI 기본권' 개념을 도입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생성형 AI 이용권 지원이다. 소득이나 자격과 관계없이 모든 서울 청년에게 최신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시는 현재 글로벌 AI 기업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시장 점유율 상위권 기업과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챗GPT, 제미나이 등이 유력 후보다.


오 시장은 "세계 1·2위권 기업들이 협상 대상"이라며 "복수의 기업과 접촉해 청년들이 여러 AI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제휴 사례 등을 참고해 지원 규모를 검토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는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챗GPT 이용권을 제공하며 1인당 월 이용료는 2.2달러(한화 약 2350원) 수준이다. 이를 대입 시 연간 최소 130억~140억원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오 시장은 " 저희가 협상 중인 가격은 공개된 조건보다 좋다"며 "예산 반영 등을 거쳐 늦어도 내년 초부터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간 최소 100억원대 투입 전망

AI 활용 능력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청년층의 AI 격차 해소를 위한 대규모 지원 카드를 꺼냈다. 사진은 2일 기자설명회에서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관이 기자단 질의에 답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AI 활용 역량을 키우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서울 AI 디지털배움터'를 통해 문서 작성, 정보 검색 등 기초 활용 교육부터 산업별 직무 특화 교육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AI·데이터 관련 자격시험 응시료 지원과 취득 축하금 지급, 기업 연계 프로젝트와 현직자 멘토링 등도 추진한다.

청년취업사관학교와 기술교육원 등 기존 교육 과정과 연계해 실무 경험도 강화한다. AI 교육 수료생에게 민간기업·공공기관 인턴십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인재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AI를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든다. 서울시는 대학가와 청년 생활권을 중심으로 전문 AI 작업공간인 '서울 AI라운지'를 조성한다. 고사양 PC를 갖추고 바이브 코딩, 영상 제작 등 고기능 AI 활용이 가능하도록 하며 전문 AI 코치도 배치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서울도서관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5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전 국민 AI 지원 정책과의 중복 논란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모두의 AI' 등 AI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중복 투자의 필요성은 낮지만 정부 정책이 현실화되면 정책을 조정해 맞춰가겠다"고 설명했다.

AI 이용권 지원 대상은 서울시 청년 기본 조례상 19~39세 청년이 기준이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관은 "초기 사회 진입을 준비하는 청년과 사회배려 청년 등이 우선 검토 대상"이라며 "단순 주민등록상 소재지에 국한하지 않고 생활인구 범위로 넓힐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