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일하는 국회'를 내세우며 정무위원회 등 상임위원회를 일방 가동했지만 '견제 받지 않는 거대 여당' 이미지란 부담도 안게 됐다. 독주 프레임이 굳어질 경우 2028년 총선에서 정부·여당 심판론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민주당이 '책임 정치'를 명분으로 내세운 만큼 상임위 독식 자체보다 국정 성과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표심을 좌우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민주당·인천 계양구갑)은 6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 간사 선임의 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여당 간사에는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선임됐다. 민주당 소속 송기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강원 원주시을)과 진성준 국방위원장(서울 강서구을)도 전체회의를 열고 각각 한준호 의원과 김병주 의원을 여당 간사로 확정했다.

여야는 이날도 후반기 국회 파행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에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신재생에너지법 등 민생·경제 법안들이 쌓여 있다"며 "국회를 파행시키면 고생하는 건 국민의힘 의원들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삶과 미래를 볼모로 하는 몽니를 그만두고 하루빨리 국회 정상화에 협조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에서 "민주당이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 독식도 모자라 사실상 필리버스터를 없애고 패스트트랙을 강화하겠다고 한다"며 "국회 본회의장을 민주당 의원총회 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재판취소 특검'을 밀어붙여야 하는데, 야당의 목소리가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라고도 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 사진=뉴시스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를 강조하고 있지만 단독 국회가 길어질수록 치러야 할 정치적 비용도 커진다. 입법 성과를 쌓더라도 그 과정이 '협치 실종'으로 비치면 성과 자체가 빛이 바래는 구조여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표심을 가른 중도층이 거대 여당 심판론을 제기할 경우 여권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민주당은 2020년 6월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당시 법사위원장 배정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결렬되자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했다. 이후 '독주' 프레임이 굳어진 가운데 2021년 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부산시장을 야당에 내줬고 그해 7월 상임위원장 일부를 야당에 배분했다. 그러나 2022년 대선 패배까지 이어지면서 당내에서도 상임위 독식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오만' '독주' 프레임을 앞세워 국정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법사위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자 나머지 7개 상임위 위원장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당시 "그토록 원하니 모든 권력을 다 가져가라"면서 "대신 지금부터 국정운영의 모든 책임은 민주당 몫"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이 전원 불참했다. /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받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정국 경색은 장기화할 조짐이다. 국민의힘이 끝내 원 구성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나머지 상임위원장까지 강행 선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상임위원 사임계를 제출한 채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협상을 더 해서 퇴로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반쪽자리 국회'로 이미 출발한 상황에서 야당은 극한 투쟁밖에 퇴로가 없다"며 "독주를 하면 책임도 완전히 떠안아야 하는 것이고, 국회를 일방 운영했을 때 법안을 부실 심의했을 경우 역풍이 선거 결과로 드러날 수 있다"고 했다.

김태규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입법 독재의 길을 끝내 고집한다면 국민의힘은 의회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주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 운영 전면에 대한 '보이콧'을 넘어 장외 투쟁방안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송기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이 후반기 원구성을 강행한 데 반발해 불참했다. /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