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청 전경/사진=김동기 기자


방산업체 풍산 이전에 반대하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한 우성빈 기장군수의 공약이 새로운 논란에 직면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역시 전력시설 확충과 소음, 환경 문제 등을 둘러싸고 전국적으로 주민 갈등이 반복되는 시설이어서 풍산 이전 반대 논리가 또 다른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 군수는 선거 과정부터 풍산 이전에 반대하며 장안읍에는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미래 산업이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의 산업 투자가 서부산에 집중된 만큼 동부산에도 새로운 성장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다.

10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풍산이 부산시에 '오리제2일반산업단지'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부산공장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가 본격화됐다. 장안읍에 있는 오리제2산단은 당초 민간 SPC가 사업 시행자였으나 풍산이 부산공장을 해당 부지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사업자 변경이 필요해졌다. 시는 조만간 국토부에 사업자 변경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국토부 심의를 거쳐 이르면 오는 9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전 작업은 2027년 시작해 2031년까지 마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처럼 풍산 이전이 마지막 단계를 향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 군수가 풍산 이전을 반대하고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고 공약을 하면서 데이터센터 유치에 대한 주민 수용성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대형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잇따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전력 소비인데 장안읍처럼 원전과 송배전 시설이 이미 집중된 지역에서는 전력 인프라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부담도 제기될 수 있다. 냉각을 위한 대량의 용수 사용도 민원 요인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상당한 양의 물을 사용하거나 냉각시설을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 수자원 이용과 환경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시설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주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서버를 냉각하는 대형 냉각기와 공조설비가 24시간 가동되면서 지속적인 저주파 소음이 발생할 수 있고 대규모 비상발전기 시험운전 과정에서 소음과 배기가스 문제가 불거지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지역경제 기여도가 기대보다 크지 않다는 점도 주민 반발의 배경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는 건설 기간에는 일자리가 발생하지만 운영 단계에서는 자동화 비중이 높아 상시 고용 인원이 많지 않은 편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환경 부담은 지역이 떠안는 반면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전문가들은 AI 데이터센터가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것은 분명하지만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 추진이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내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이 주민 반발로 변경되거나 보완 절차를 거친 사례가 있다.


결국 우성빈 군수가 제시한 '풍산 대신 AI 데이터센터' 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부산시와의 정책 조율뿐 아니라 주민 설득 과정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풍산 이전 반대 논리가 단순히 다른 시설로 대체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데이터센터 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효과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전력·환경 영향 최소화 방안, 주민 지원책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