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기대감이 낮아지며 애경케미칼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차입금 의존도도 늘어 재무구조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애경케미칼 TPC 생산설비 모습. /사진제공=애경케미칼


애경케미칼 실적 개선이 요원해 주목받는다. 석유화학 업황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실적 악화에도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가소제를 중심으로 합성수지, 세제·화장품 원료, 바이오디젤 등 화학·에너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국내 석유화학업계 불황이 장기화하자 애경케미칼의 수익성도 악화했다.

2022년 55.5%였던 가동률은 지난해 46.1%로 9.4%포인트(p)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2022년 951억원에서 매년 감소하다 지난해 영업손실 10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5.7% 늘며 개선 조짐을 보였으나 여전히 신사업의 실질적 성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소재 육성을 실적 부진 돌파구로 삼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연이은 실적 하락에도 유형자산 취득에 2024년 1205억원, 2025년 982억원 등 2년간 약 2200억원을 투입했다. 회사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낙점한 사업은 테레프탈로일 클로라이드(TPC)와 나트륨이온배터리용 하드카본 음극재다.

TPC는 타이어코드와 광케이블, 항공우주 소재 등에 활용되는 아라미드 섬유의 핵심 원료다. 하드카본은 나트륨 이온을 저장하고 내보내는 음극 소재로 배터리 용량과 효율을 좌우한다. 특히 TPC 생산 소식은 시장의 기대를 끌어냈다. 그동안 국내에는 TPC를 생산하는 기업이 없어 아라미드 제조업체들은 중국과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 왔다.


수입 제품은 운송 효율을 위해 고체 상태로 옮겨지기에 TPC를 다시 액상으로 녹이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국내에서 생산하면 해당 공정을 줄여 시간과 에너지, 운송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이에 국내 아라미드 업체들의 수요를 애경케미칼이 흡수할 거란 기대가 컸다.

양산에 돌입하고도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지난 3월 울산공장에서 연간 1만5000톤(t) 규모 TPC 양산설비 준공식을 열고 시운행에 착수했다. 오는 9월 말 양산에 돌입하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고객사·공급 일정이 확인되지 않는다. TPC는 2022년부터 중국 업체들이 대규모 증설에 나선 분야인 만큼 회사의 기대만큼 수요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신사업 하드카본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받는다. 애경케미칼은 전주공장에서 하드카본 생산능력을 연간 350t에서 1300t으로 확대하고 있다. 관련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제품은 고객사 파일럿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TPC 양산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공급 계약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드카본은 올해 증설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신사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