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업인 10명 중 9명이 임신·출산·육아 등 돌봄으로 일과 삶의 균형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회 여성기업주간 개막식.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뉴스1


여성기업인 대다수가 임신·출산·육아 등 돌봄 부담으로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표자가 직접 경영을 책임지는 소규모 기업일수록 돌봄이 곧 경영 공백으로 이어지는 만큼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부설 여성경제연구소가 발간한 '여성기업인의 일·생활균형 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여성기업인의 88.5%는 임신·출산·육아·가족 돌봄이 일과 생활 균형에 부담을 준다고 응답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부담은 더 컸다. 대표자 혼자 운영하는 1인 기업은 91.7%, 매출 3억원 미만 기업은 91.4%가 돌봄으로 인해 워라밸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여성기업인이 남성기업인보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이유로는 '가족 돌봄 역할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사회적 분위기'(65.3%)와 '자녀 육아 부담'(54.6%)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응답자의 55.8%는 돌봄 경험이 실제 사업 아이디어로 이어진 적이 있다고 답했다.

돌봄 유형에 따라 겪는 어려움과 필요한 지원도 달랐다. 임신·출산 과정에서는 '대표자 부재로 인한 사업 운영 차질'(24.3%)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혔으며, 필요한 지원으로는 '경영 공백 대응을 위한 단기 보조인력 지원'(23.6%)이 가장 많았다.


육아와 관련해서는 '자녀 질병이나 휴원·휴교 등에 따른 일시적 돌봄 공백'(36.5%)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지원 정책으로는 '아이돌봄·보육서비스 이용비 지원'(19.3%)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았다.

부모 등 가족 돌봄에서는 '병원 진료·검사, 입원, 재활치료 동행'(38.0%)이 가장 큰 부담으로 조사됐으며, '병원 진료·검사 동행 도우미 지원'(26.0%)을 원하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97.1%는 여성기업인을 위한 일·생활균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여성경제연구소는 돌봄 부담과 경영 공백을 줄이기 위해 실효성 있는 중장기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기업 규모와 형태, 돌봄 유형에 맞춘 맞춤형 지원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소는 "현재 일·생활균형 지원제도는 임금근로자 중심으로 설계돼 여성기업인이 임신·출산·육아·가족 돌봄의 당사자가 될 경우 지원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며 "단기 처방을 넘어 여성기업인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달 8일부터 17일까지 여성기업확인서를 발급받은 여성기업 645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