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하반기 부산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연간 12억개 규모의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사진은 부산 녹산 수출전용공장. /사진=농심


농심이 해외 실적 호조를 발판으로 글로벌 사업의 성장 엔진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2분기에도 해외 사업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하반기 부산 녹산 수출 전용 공장 가동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9289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9% 늘어난 502억원으로 추정된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해외 지역에서 두 자릿수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며 해외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북미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증가하며 판매 수량도 반등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중국 매출액도 25% 늘며 견조한 성장 흐름을 유지하는 등 해외 매출 성장이 전사 이익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심은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지역별 맞춤 전략도 펼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뉴욕 레스토랑 '아토보이'와 협업해 신라면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인 데 이어 뉴욕한국문화원과 함께 '신라면 분식'을 운영하며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신흥 시장에서는 판매망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러시아에 신규 법인을 설립해 유라시아 시장 공략 거점을 마련했다. 지난해 네덜란드 유럽법인 출범 이후 1년 3개월만으로 고성장 중인 러시아를 발판으로 독립국가연합(CIS) 등 인접 지역까지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인도에서는 5월 현지 퀵커머스 1위 업체 블링킷과 신라면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태국·영국·멕시코 등에서는 식품박람회와 푸드페스티벌에 참가해 신라면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신규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조직 체계도 정비했다.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이커머스본부 산하에 글로벌이커머스TF를 신설했다. 주력 제품의 국내외 온라인 유통 채널과 판매 전략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이커머스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TF에는 신동원 회장의 차녀인 신수현 책임이 합류했다.


하반기에는 부산 녹산 수출 전용 공장을 중심으로 공급 역량 강화에 나선다. 완공 후 3개 라인을 우선 가동해 연간 5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계획이다. 여기에 기존 부산공장(6억개)과 구미공장(1억개) 수출 물량을 더하면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 능력은 기존의 약 2배인 12억개 규모로 확대된다.

농심 관계자는 "녹산 수출공장은 해외시장 성장세에 맞춰 최대 8개 라인까지 추가해 생산능력을 현재 대비 약 3배 수준까지 늘릴 수 있다"며 "제2의 글로벌 시장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은 생산능력을 갖춰 K라면 대표기업 위상을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농심이 조직과 판매, 생산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신흥시장을 아우르는 지역별 전략에 조직 정비까지 더해 성장 체계를 갖춰가는 모습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장기 목표인 '비전 2030'을 구체화하는 과정으로도 풀이된다. 농심은 앞서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10%, 해외 매출 비중 61%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해외법인 매출과 수출액을 합친 해외 매출 비중은 2024년 37.9%에서 2025년 39.8%로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44.4%까지 확대됐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농심은 해외 판매 확대에 맞춰 조직과 판매, 생산 체계를 함께 고도화하고 있다"며 "현재 4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질수록 성장의 질도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