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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메모리반도체 회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성공적인 상하이 증시 상장에서 비롯된 '반도체 쇼크'가 한국 증시를 강타했다. 28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84% 하락한 6,023.66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전날보다 14.65%, 삼성전자는 13.39% 폭락하면서 반도체발 '검은 화요일'이 연출됐다. 앞서 애플이 반도체 가격 폭등을 이유로 중국산 구입을 허용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한 상황에서 CXMT의 약진이 한국 반도체 기업의 미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상하이 증시의 '나스닥' 격인 커촹반 상장 첫날인 27일 CXMT는 공모가의 5.7배 오른 가격에 마감하며 단번에 중국 증시 시총 1위에 올랐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만 14조5000억 원이다. CXMT는 이렇게 마련한 실탄을 생산라인 확충, 기술개발에 투자해 한국과 2∼4년 벌어진 기술 격차를 좁힐 계획이다. 1분기 7.6%였던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올해 안에 10%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방정부가 대주주로, 사실상 국영기업인 CXMT가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저렴한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경우 1∼3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형성해온 '메모리 삼각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어 전해진 중국 국영 반도체장비 기업의 '액침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생산 개시 뉴스 역시 세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주요 변수다. 액침 DUV는 한국 기업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의 최첨단 극자외선(EUV) 장비보다 한 단계 낮은 기술이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대중 수출이 금지돼 있는 반도체 노광 장비를 자체 생산한 것만으로도 '중국 반도체 굴기'는 강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 품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세계적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와 탄탄한 자국 내 수요에 올라타 반도체 양산 체제를 갖출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방위 견제에도 중국 반도체 산업이 놀라운 속도의 발전을 거듭하는 데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기업이 한몸처럼 움직이는 특유의 시스템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3차례에 걸쳐 137조 원 규모의 '빅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기업들을 지원해 왔다. 반도체 기업의 실질적 주인인 지방정부는 부지 조성, 전력과 용수 공급 등 인프라 구축부터 인재공급까지 전폭적 지원을 책임진다. 세계적 수준의 연구인력들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 일하는 이른바 '996′ 근무로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이번 증시 폭락은 중국 반도체 위협이 우리의 턱밑까지 차올랐음을 보여주는 경고나 다름없다. 한때 압도적 우위에 있던 디스플레이, 2차 전지, 전기차, 조선 산업에서 잇따라 중국에 추월당한 경험이 있는 한국으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경제의 주력 성장엔진인 메모리 반도체 주도권마저 중국에 빼앗기지 않으려면 잠시도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기술 초격차 유지의 걸림돌이 되는 연구개발(R&D) 인력 주 52시간제 예외인정 등으로 규제를 남김 없이 걷어내는 한편 토지보상 문제로 계속 지연되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부터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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