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89조492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사진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 사진=뉴시스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역대급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공식화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진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언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약속대로 이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이사회와 경영진은 올해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 관련 실행 방안에 대해 적극 토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기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있다"며 "주주 가치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 간에 최적의 균형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부연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29일 2분기 실적발표 직후 "시장의 높은 관심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공모와 관련된 규제 절차상 제약으로 현시점에서 새로운 중요 정보를 추가로 말씀드리기에는 제약이 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주주환원의 방식과 규모, 시점 등을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확정되는 대로 시장과 주주들에게 공유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사의 주주환원 확대는 역대급 실적에 대한 과실을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직원에게는 영업이익의 N% 성과급을 지급하며 보상을 확대한 반면 투자자인 주주에게는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시장의 불만도 고려한 것이란 관측이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사업성과'의 10.5%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사업성과'에 대해 상반기 누계 기준으로 누적 영업이익의 약 10.5%에 해당하는 특별성과급을 충당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는 점도 주주환원 확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89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60조5000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20만7000원으로 고점 대비 44.7% 하락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역시 132만2000원으로 고점 대비 55.7% 떨어졌다. AI 수요와 투자 규모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면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실적 성장 전망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매년 9조8000억원 규모의 정규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추가로 특별배당을 실시하거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S증권은 삼성전자가 131조8000억원을 추가 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환원 가능액 중 15%만 특별배당 하더라도 배당 매력도가 증가한다"며 "40% 특별배당이 이뤄질 경우 보통주 4.5%, 우선주 6% 이상으로 국내 대형주 가운데서도 매우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조만간 특별배당을 포함한 환원정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47억8564만원 규모의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입하며 책임 경영 의지를 피력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기업가치에 대한 믿음과 함께 최근 SK하이닉스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주식 매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