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첫 실적을 발표한 스페이스X의 실적이 급락했다. 사진은 상장 이후 스페이스X의 주가 추이. /사진=신재민 편집위원


상장 이후 첫 실적을 발표한 스페이스X의 주가가 급락했다. AI 사업이 본격화되며 실적이 개선됐지만 자본투자(CAPEX) 지출이 급격히 늘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향후 AI 투자가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될지가 관건이다.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스페이스X는 2026년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 6월 나스닥에 입성한 후 주가가 공모가인 135달러 아래로 내려오며 부진한 상황에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실적 자체는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회사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94% 늘어난 78억1400만달러(약 11조708억원)를, 영업손실은 85.26% 줄어든 1억4300만달러(약 2026억원)를 기록했다. 금융 데이터 분석회사인 팩트셋 기준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68억2670만달러(약 9조6693억원), 영업손실 14억5020만달러(약 2조540억원)다.


스타링크 서비스를 하는 커넥티비티 부문과 그록(Grok)을 운영하는 AI 부문의 매출이 급증한 것이 영향을 줬다. 커넥티비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5.80% 증가한 42억9100만달러(약 6조799억원)를, AI 매출은 247.69% 급증한 25억6100만달러(약 3조6274억원)를 기록했다. 매출 비중은 ▲커넥티비티 54.91% ▲AI 32.77% ▲우주 12.31%다.

AI 부문 매출 증가세가 돋보였다. 세부 항목을 보면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5% 감소한 3억6700만달러(약 5198억원)지만 AI 설루션과 인프라 매출은 605.47% 급증한 21억9400만달러(약 3조1075억원)에 달했다.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AI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계약이 매출을 끌어올렸다.


브렛 존슨 스페이스X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 발표에서 "총 141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과정에서 대형 데이터센터인 콜로서스 1과 2 자원을 외부 고객에게 임대해 16억달러(약 2조2680억원)의 추가 AI 인프라 매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 상반기 자본투자 급증에 잉여현금흐름 적자 확대…AI 투자 수익화가 관건

지난 5일(현지시각) 실적 발표 후 스페이스X는 정규장에서 13.61% 급락했다. 사진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로이터=뉴스1


하지만 실적 발표 후 애프터마켓에서 스페이스X는 7.46% 급락했다. 지난 5일 정규장에서 주가는 전날보다 13.61% 하락한 108.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업손실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자본 지출이 큰 폭으로 늘며 현금흐름이 악화하자 재무 건전성과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26년 상반기 스페이스X가 영업으로 번 돈인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년 동기보다 887% 증가한 34억6600만달러(약 4조914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자본 지출도 308.84% 급증해 284억7600만달러(약 40조3761억원)를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은 250억1000만달러(약 35조4516억원) 적자인데 이는 2025년 상반기 기록했던 66억1400만달러(약 9조3753억원) 적자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자본 지출 증가의 상당 부분은 AI 투자 확대에서 비롯됐다. 2분기 회사의 자본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0.23% 증가한 183억6900만달러(약 26조380억원)였는데 이 중 AI 부문 투자액은 2025년 2분기보다 2013.22% 급증한 158억2800만달러(약 22조4361억원)에 달했다. 2분기 스페이스X 전체 자본투자의 86.17%를 차지했다.

박준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자본투자가 시장 전망치인 126억6000만달러(약 17조9480억원)를 웃돌았는데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며 현금흐름이 악화됐다"며 "분기 매출 규모를 크게 웃도는 자본 투자가 2026년 내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회수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 5일 스티브 웨슬리 웨슬리그룹 설립자 겸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는 스스로를 시장 선두주자라고 여기지만 투자자들은 회사가 얼마나 빨리 성장할지, 수익성을 확보할 때까지는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지 궁금해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스페이스X는 실적 발표에서 AI 자본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하며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했다. 브렛 존슨 CFO는 실적 발표에서 "스페이스X의 자본투자는 단기간에 수익을 보고 있다"며 "특히 AI 컴퓨팅 분야에서 1년 이내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