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공공시설 '불량 보행매트 시공' 환경오염 논란
송정동 보행매트에 천연 야자원사 대신 합성섬유 사용
부서진 미세 플라스틱 토양·하천으로 유입될 우려 높아
구미시는 "시공부서 아니다"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
구미=박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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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코코넛 섬유를 사용해야 하는 관공서용 '야자매트(보행매트)'에 플라스틱 합성섬유가 섞인 제품이 시공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환경오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0일 <동행미디어 시대> 취재를 종합하면 구미시 송정동 일원에 설치된 보행매트 제품 상당수에서 플라스틱 합성섬유가 포함된 불량제품이 시공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보행매트는 구미시청 주변 가로수 뿌리 보호와 보행환경 개선 등을 위해 설치됐다. 그러나 시공된 매트 곳곳에서 합성섬유가 외부로 노출되면서 조달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이 납품·시공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취재가 시작된 이후 합성섬유가 노출돼 있던 일부 구간에 모래가 덮여 외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없게 된 정황까지 확인됐다. 이에 따라 단순한 시설 관리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인지, 노출된 합성섬유를 감추기 위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동행미디어 시대>는 구미시에 해당 보행매트의 발주 부서와 시공 부서, 납품업체 확인을 요청했지만 관련부서들은 "해당 사업을 시공한 부서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가 된 제품의 납품·시공 경위와 책임 부서조차 명확히 확인되지 않으면서 원인 규명과 철거 등 후속조치보다 책임을 떠넘기는 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조달청 보행매트 관련 규격서에는 '천연 원사'를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 조달청을 통한 공공기관 입찰 조건에는'합성섬유가 포함된 저품질 제품은 납품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다.
환경오염 우려도 크다. 자연적으로 분해돼 토양으로 환원되는 천연 야자섬유와 달리 플라스틱 합성섬유는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 장기간 햇빛과 비, 보행 마찰 등에 노출될 경우 섬유가 잘게 부서져 토양에 잔류하거나 미세 플라스틱 형태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합성섬유가 잘게 부서진 뒤 빗물과 함께 우수관으로 유입돼 하천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합성섬유 혼합 제품이 유통되는 배경으로 '생산단가와 생산능력'을 꼽는다. 천연 코코넛 껍질에서 추출한 섬유만으로 야자매트를 제작할 경우 생산공정이 까다롭고 생산속도도 느리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제조원가가 높아진다.
조달청 자료에 따르면 구미시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보행매트 설치와 관련해 모두 526건, 약 10만㎡를 발주했으며 계약금액은 약 36억5000만원에 달한다. 면적으로 환산하면 축구장 약 16개 규모다.
이에 따라 송정동 일원에서 확인된 합성섬유 혼합 제품이 특정 구간에만 설치된 것인지 다른 사업 현장에도 같은 제품이 공급됐는지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환경 전문가들은 "관공서에 납품된 보행매트에서 합성섬유 사용이 확인됐다면 해당 제품이 얼마나 설치됐는지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합성섬유가 포함된 제품은 철거 여부까지 검토해 미세플라스틱이 토양과 하천으로 유입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시민들 사이에서도 납품업체와 시공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시민은 "조달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이 실제 납품됐다면 납품업체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손해배상 등 후속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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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박영우 기자
대구·경북 현장을 발로 뛰며 사실과 원칙, 정론정필을 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