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키드' 한원 Film Director를 꿈꾸다
"독립영화 독립선언엔
'군자금'이 필요하다"
<똥파리>에 이어 <워낭소리>까지 2009년 영화계는 '독립영화의 해'라 불러도 될 만큼 독립영화가 재조명받았던 한해 였다.
두 영화는 각종 영화제에서 비중있는 상을 휩쓰는 등 무한한 가능성과 경쟁력을 보여주었고, 독립영화를 낯설어 하던 사람들을 스스럼없이 스크린 앞에 앉게 하는 흡입력을 보여 주었다.
1980년대 우리나라의 독립영화는 외국의 실험영화를 모델로 삼아 제작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1990년대에는 주로 체제에 저항하는 성격의 내용이 많이 다루어지다 2000년대부터 내용이 다양해지고 표현력 또한 풍부해지면서 영화계 한 장르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그런 독립영화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경영학 전공 학생이 단지 영화가 좋다는 이유 하나만을 무기 삼아 '험하기로 소문난' 영화판에 뛰어들어 미래를 저울질 하고, 스스로를 헌신하는 자세로 '독립영화 독립'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살어리랏다> <양지로 가다> 등 9편의 독립영화 제작에 참여했고 현재는 임권택 감독 <달빛 길어 올리기> 동시녹음팀에서 잔뼈를 굵히는 한원(서경대 경영학과 휴학) 씨를 만나 그가 현장에서 보고 느낀 독립영화의 가능성과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았다.
독립영화는 어렵다?
‘기존 상업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제작한 영화.’ 이것이 독립영화의 정의다.
상업자본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은 제작비를 확보하기 위한 과정에서 영화사와의 갈등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감독의 생각대로 영화를 만들기가 쉬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흥행만을 위해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감독의 이념을 고스란히 담은 영화가 탄생되는 것이다.
때문에 관객이 영화를 접했을 때 감독의 의도를 읽어내지 못한다면 그 영화는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원 씨에게 사람들이 갖고 있는 독립영화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했을 때도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독립영화를 어렵고 애매모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영화를 관람하기 전 혹은 후에라도 감독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지 한번만이라도 고민해본다면 영화를 훨씬 더 자기 것으로 만들기 쉬워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관객에게 뿐만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도 독립영화는 어렵다고 한다. 제작비 때문에 한명의 스태프가 여러가지 일을 도맡아 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고, 시간이 곧 돈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라 현장의 분위기는 늘 빠듯하게 움직인다. 쉽게 지치고 고단한 작업의 연속이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영화라는 도구로 표현하는 일이라서 그런지 의욕은 식지않는다고 한다.
독립영화 독립시키기
한씨는 '자본'을 독립영화 제작에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라 했다.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다양한 방향으로의 시도가 어려워서 영화제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독립영화들은 감독이 스스로 투자를 해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여러 제작비 지원 프로그램이 있기는 하지만 독립영화를 만들려는 '수요'에 비해 '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영화를 풍족한 제작비 지원 속에서 여유롭게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는 또 독립영화를 '자본 절대부족'이라는 안타까운 상황으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감독의 이념을 충분히 담아내면서 관객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영화를 기획하고 만든다면 제작비 문제도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한원 씨도 처음부터 독립영화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몇편의 독립영화를 보면서 흥미를 갖기 시작했고,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곳을 찾던 중 FINE-FEEL이라는 독립영화단체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이 단체에서 여러번 영화 제작에 스태프로 참여하면서 독립영화만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지금도 제2의 똥파리, 제2의 워낭소리를 꿈꾸며 많은 독립영화들이 제작되고 있다. 어쩌면 똥파리나 워낭소리의 흥행은 '독립영화의 재발견'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잘 만들어진 영화가 흥행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2010년의 독립영화는 관객들의 ‘어렵거나 애매모호함만을 지닌 영화’라는 인식으로부터 벗어나 ‘규모는 작을지라도 잘 만들어진 탄탄한 영화’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 성장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관객과의 소통 단절이나 자본부족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뿐만 아니라 감독이 말하려는 것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함께 고민하고 함께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영화에 꽂힌' 한원 씨 같은 젊은이가 있기에 화려한 '독립영화의 봄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한희준 대학생기자 miss.han88@ymail.com
*대학생들에게 추천하는 독립영화 BEST 5
1.언 에듀케이션(An Education, 2009/론 쉐르픽)
-16세 소녀의 일탈을 그리고 있다. ‘맞아, 세상은 그렇게 쉽지 않지!’라는 생각을 소녀를 통해 느끼게 해주었다는 것이 소름 끼쳤다. 개인적으로 심하게 좌절하고 있는 20대 또는 자만심에 빠져있는 20대가 보면 좋은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영화에서 나오는 old한 의상들이나 카리 뮬리건의 연기는 ‘돼지꼬리 땡땡’이다.
2.500일의 썸머([500] Days Of Summer, 2009/마크 웹)
-위트가 넘쳐흐르는 영화였다. 사랑의 시작부터 그것이 치유되는 과정까지 보여주며 남자 주인공의 성장통에 대해서 보여 주는 작품이다. 참고로 이 영화는 연인끼리는 보지 말길.
3.씬 시티(Sin City, 2005/프랭크 밀러, 로베르토 로드리게tm, 쿠엔틴 타란티노)
-나는 타란티노나 로드리게스를 좋아한다. 이 감독들의 영화들은 이야기뿐만 아니라 표현방식에 있어서도 항상 새롭다는 것을 느낀다. 그 중 최고봉은 단연 씬 시티, 오락영화를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4.비포 썬라이즈(Before Sunrise, 1995/리처드 링클레이터)
5.비포 썬셋(Before Sunset, 2004/리처드 링클레이터)
-성장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어떤 목마름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 아닐까? 20대라면 꼭 한번쯤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우리가 소홀한 면에 대해서 꼬집어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한희준 대학생기자 miss.han88@y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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