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서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가 논란이 되고 있다. 스팩은 기업인수를 목적으로 투자자로부터 공모방식으로 자금을 모아 설립한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다. 문제는 스팩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이상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팩주에 대한 구체적인 스펙(Specification)을 따져본 후 투자에 임해야겠지만, 해당 주식에 대해 분석할 만한 실적과 자료가 마땅치 않다. 그래도 투자자 입장에선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절실하다.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스팩의 스펙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기업의 가치 판단

스팩에 투자하는 것은 향후 M&A 성사 가능성에 투자하는 셈이다. 따라서 스팩 경영진과 발기인의 능력을 가늠해보아야 한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시점에서 스팩의 가치는 보유 중인 현금 자산가치 밖에 없다"며 "가치는 앞으로 어떤 회사를 어떤 조건으로 인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스팩마다 특징과 인수대상 기업에 차이가 있으므로, 이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상장한 대우증권그린코리아기업인수목적회사, 미래에셋 제1호 기업인수목적회사, 현대PwC드림투게더기업인수목적주식회사, 동양밸류오션기업인수목적 등 4개 스팩 모두 M&A에 역량 있는 외부 인사들을 대표로 선임했다.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의 지성배 대표는 삼일회계법인과 창투사를 거쳐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고 있는 M&A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 제1호스팩은 전 한국아이티벤처투자 대표이사인 안재홍 씨, 현대PwC드림투게더스팩은 전 한국증권업협회 부회장과 전 코스닥증권시장 사장을 역임한 신호주 씨, 동양밸류오션스팩의 경우 전 동해펄프 대표이사 및 전 산업은행 이사를 지낸 박순화 씨가 수장을 맡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스팩의 가시적인 성과가 전혀 없으므로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 심재엽 매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스팩에 대해 분석할 사례는 전혀 없고 오직 투자자들의 기대감만 있을 뿐이다"며 "스팩 자체의 가치보다 향후 M&A 및 우회상장의 여부와 절차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탁금액 대비 주가

물론 투자에 앞서 스팩의 적정주가를 따지는 방법이 있다. 바로 신탁금액 대비 주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스팩의 주가가 주당 신탁금액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지, 아니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지 판단하면 된다. 예컨대 A스팩이 공모자금 200억원 중 95%인 190억원과 상장 수수료의 절반인 5억원을 한 은행에 예치할 경우 총 신탁자금은 195억원이 된다.

은행의 연 이율을 4%로 가정한다면 1년 후 신탁자금은 202억8000만원이다. 공모주식수가 1300만 주라면 주당 1560원이 적정가격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주가가 1560원보다 낮으면 투자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다만 주당 신탁자금은 이자를 받기 때문에 존재시한 동안 지속적으로 올라가게 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시각에서 스팩에 투자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스팩은 최소 1년, 길게는 3년 이상 바라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아울러 합병에 성공했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란 사실도 알아야 한다.

동양종합금융증권 AI전략팀 관계자는 "스팩이 비상장기업과 합병을 추진하는 경우 기본적으로 스몰캡에 투자하는 것과 동일한 위험을 가진다"며 "코스닥 신규상장 종목들이 보여주는 급격한 가격변동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팩펀드도 있다 
 
스팩투자 열기에 맞춰 스팩펀드도 등장했다. 스팩에 관심이 있지만 주식 직접투자가 부담스럽다면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

주식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월29일 현재 스팩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1.47%이다. 개별펀드 별로는 '동부SPAC사모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이 26.44%로 설정 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 3월10일 설정된 '유진SPAC사모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은 설정 후 18.46%의 수익률을 올렸다. 'KTB SPAC사모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 '동부SPAC사모증권투자신탁 2[주식혼합]' 등도 설정 후 10% 이상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혜준 대우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스팩 개별 주식에 투자하면 변동성이 크겠지만, 펀드를 통해 여러 스팩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면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팩펀드 대부분이 일정기간 환매가 금지된 폐쇄형상품이란 점을 감안하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 또 금융감독 당국의 투기과열 제재로 스팩의 주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경우 스팩펀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