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주장은 뛰어나다. 한마디로 명저(名著)다. 왜 ‘Off학’이 필요한지에 대해 책은 머리말에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설명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온(On, 일하는 시간)과 마찬가지로 젊었을 때부터 오프(Off, 쉬는 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시간, 돈, 여유를 현명하게 조정하면서 인생을 즐기라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다. ‘오프학’이라는 학문을 배우는 수업이 있다면 그건 오프 코스(Off course)일 것이다. 이걸 오프 코스(Of course, 당연하다)로 바꿔 말하면 훌륭한 말장난이 된다. 이렇게 기발한 생각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인생의 달인이며, 일뿐만이 아니라 인생 전체를 풍요롭게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그렇다. 인생이란 일하는 시간만 있고 쉬는 시간이 없다고 한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하기 위해서 ‘쉬는 시간’이 인생에는 꼭 필요한 것이다. 산악 오토바이를 취미로 삼고 있는 오마에 겐이치는 예순이 훨씬 지난 나이(67)에도 불구하고 한달에 한번 정도 친구들을 만나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한다. 다음이 그 내용이다.
늘 이상하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그 친구들 중에는 샐러리맨이 거의 없다. 취업 인구의 70퍼센트를 샐러리맨이 차지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나는 특별히 돈이 많이 드는 놀이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왜 샐러리맨이 보이지 않는 걸까?
친구들 대부분은 자그마한 회사나 가게를 경영하고 있거나, 목수, 배관공, 판금공, 전기배선공 등 손을 주로 이용하는 기술자들이다. 그들에게는 회사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만의 힘으로 살아가면서 인생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항상 굉장한 자극을 받곤 한다.
그렇다. 여기서 친구들은 ‘손을 주로 이용하는 기술자들’을 말한다. 그들은 회사에 의지하는 샐러리맨이 아니다. 손재주(技)와 지적 재산(術)으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者)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술자’인 것이다. 그런 거다.
어찌 보면 ‘재주’란 ‘지적 재산’이나 다름없다. 지적 재산에 대해 <경제전쟁시대 이순신을 만나다>의 저자인 지용희 서강대 교수는 이렇게 장단점을 설명한 바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지적 재산이 물적 재산보다 좋은 점이 적지 않다. 지적 재산의 한계 생산비용은 매우 적다. 좀더 쉽게 말하면 일단 지식을 갖고 있으면 이를 다시 쓰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거의 없다. 또한 물적 재산과는 달리 지식은 사용해도 없어지거나 닳지도 않는다. 이 밖에도 지식은 보관 및 운송비용이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적으며, 관세 및 비관세 장벽 때문에 외국에 수출하지 못하는 경우도 없다.
지적 재산은 물적 재산과 달리 물려받기가 쉽지 않다. 기술, 경영 능력, 마케팅 능력, 조직 능력, 디자인 능력 등 지적재산은 꾸준한 학습과 연구에 의해 스스로 쌓아 나가야 한다.
그런 것이다. 재주는 지식처럼 아무리 ‘사용해도 없어지거나 닳지도 않는’다. 오히려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시간을 줄이고, 돈을 늘린다. 게다가 여유로운 생활로 ‘나’를 안내하고 초대한다.
쉬지 않고서 열심히 자기 일만 한다고 어디 인생과 비즈니스가 저절로 행복하게 풀리던가. 결코 그렇지 않다. 그것을 나이 마흔이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전반전(마흔 전)이 졌다고 해서 후반전(마흔 이후)이 지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인생역전으로 이길 수도 있다. 문제는 마음가짐이다. ‘이긴다’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진다’는 기분에 스스로 빠져서 인생을 술술술 풀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게 만드는 것이다.
재주는 지적 재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려받기가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재주는 스스로 해내지 않으면 ‘내 것’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학 졸업식 연설문에서 말했다는 저 유명한 한줄의 명언, “Stay Hungry. Stay Foolish”를 되새김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명언을 처음 접하고는 나는 영화 <넘버3>(1997년作)의 조필(송강호), 그가 강조한 바 있는 ‘헝그리 정신’을 떠올렸다. 의미하는 바 맥락이 통한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성공’한 사람이 말하면 ‘명언’이고, 깡패가 말하면 ‘우스개 소리’가 된다는 것.
맹자가 말했다. “목수나 수레를 만드는 사람은 능히 남에게 컴퍼스나 자 등을 줄지언정, 능히 남으로 하여금 재주를 줄 수는 없는 것이니라”고 말이다. 말하자면 재주란 그 누구에게도 물려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배우려고 하는 자가 스스로 노력해서 터득해야 된다는 가르침의 뜻일 터. 그 때까지는 의지를 함부로 꺾진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오프(Off)해서는 안 되고, 어쨌거나 온(On)에 집중해야만 할 것이다.
스웨덴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1918~2007)이 이런 명언을 남겼다. 참고로 명언은 <한 줄의 통찰>(21세기북스刊)에 등장한다. 아울러 편저자 최용일씨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나이 든다는 것은 등산하는 것과 같다.
당신은 이 바위에서 저 바위로 오른다.
오르면 오를수록 더 지치고 숨차지만,
당신의 시야는 점점 넓어진다.
Old age is like climbing a mountain.
You climb from ledge to ledge.
The higher you get, the more tired and breathless you become,
but your views become more extensive.
-Ingmar Bergman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잃어버린 것만 셈하려고 한다. 사실은 나이가 들수록 당신의 시야가 점점 넓어지는 것에 감사하지 않는 편이다. 인생도 그렇고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일득일실(一得一失)이 따지고 보면 내 앞과 뒤에 항상 있게 마련이다. 불행한 사람은 일실을 좁게 보았기 때문이고 행복한 사람은 일득까지 넓게 보았기 때문이다. 온(On)만 보지 말고 오프(Off)도 볼 수 있는 사람이 알고 보면 인생과 비즈니스에서 ‘술술술 잘 풀리’는 사람이 아니던가. 때문에 부정의 마음이 아니라 긍정의 마음을 가지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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