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잘나간다는 레스토랑들도 2년 정도가 지난 후 가보려 하면 다른 레스토랑으로 바뀌어 있기 일쑤다. 이런 지리적 상권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오픈 이래 꾸준히 인기를 누리며 롱런하고 있는 ‘테이스티블루바드’의 존재는 꽤 반갑다.
밖에서는 1층에 작은 유리창 3개만 보이고 벽돌로 막혀있는데다 왼쪽편의 입구 옆에는 2층 높이까지 쌓여있는 회색 벽돌이 보이다 보니 마치 다리를 건너 성으로 들어 가는 느낌이다. 성안의 모습은 어떨지 호기심을 머금고 들어가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레스토랑 좌석이 아닌 주방의 모습. 7명의 셰프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연신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낸다. 한쪽에서는 파스타를 만들어 내고, 접시에 데코를 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스테이크를 구워 내는 것도 보인다.
한동안 보는 이의 시선을 빼앗을 만큼 재미난 광경이다. 유리벽 안으로 보이는 주방의 활기찬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오픈 키친에 시선을 빼앗긴 것도 잠시, 작은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식사를 할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 펼쳐진다. 이 공간은 2층 까지 이어지는데, 2층에는 프라이빗한 느낌이 강한 개별 룸들이 제법 마련돼 있어 조용히 비즈니스 다이닝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제대로 된 스테이크와 파스타 맛으로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재미있는 메뉴는 없을까 하고 메뉴판을 펼쳤다. 점심에는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메인으로 둔 세트 위주의 간단한 구성이다. 저녁에는 이 곳의 강점인 스테이크를 메인으로 두고 구성을 새롭게 해서 3가지 코스 요리를 낸다.
가장 기본에 충실한 A코스(6만5000원)는 꾸준히 사랑받는 메뉴다. 매달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B코스(8만5000원)나 맞춤형으로 짜여지는 셰프스페셜(13만원)은 특별한 접대자리나 미식가들과 오랜 단골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B코스에 나오는 메뉴들을 쭉 살펴보니 이름만 들어도 예사롭지 않다. 흑마늘 퓨레, 돌나물 주스, 자색 고구마 스프와 두릅, 전골 파스타, 홍삼 샤벳 등 ‘웰빙’이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하는 메뉴들이 대부분이다. 우리 밥상에 오르는 친숙한 재료들이 이탈리안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다.
주방을 지휘하고 있는 강보선 셰프의 말을 빌리자면 건강을 생각해서 메뉴구성을 하기 때문이란다. 그는 이른 새벽 가락시장과 노량진수산시장, 남대문시장 등을 직접 돌아다니며 가장 ‘핫’하고 질 좋은 제철 식자재들을 찾는다고.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인 스테이크가 나왔다. 뜨겁게 달궈진 흰 접시 위에 올려져 한동안 지글지글 소리가 요란하다. 군더더기 없이 마늘과 함께 심플하게 올려진 두툼한 두께의 스테이크는 선명한 그릴 자국이 돋보여 보기만해도 침샘을 자극한다.
곁들임으로 그릴 채소와 매시드포테이토가 나오지만 그냥 고기만으로도 충분하다. 참숯의 불맛을 머금은 스테이크는 촉촉한 육즙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별도의 숙성실에서 60일간 숙성 시킨 후 사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셰프의 와일드한 손맛이 깃든 터프한 스테이크는 한 번 맛보면 계속 생각나는 중독성이 있다. 안심과 채끝등심, 꽃등심스테이크도 좋지만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퀄리티 있는 어린 양갈비(4만원)와 송아지구이(3만5000원)도 한번쯤 시도 해보는 것도 좋겠다.
위치 : 성수대교 사거리에서 LG패션 골목으로 들어가 400m직진 작은 사거리 지나 오른편
영업시간 : 12:00~15:00/18:00~22:30
연락처 : 02)6080-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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