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에 K-IFRS 원칙을 적용하면 상장사들에 재무제표 재작성 등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단계도입을 정했지만 되레 기존 회계원칙인 K-GAAP(한국채택 일반회계원칙)와 K-IFRS간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IFRS 전면도입으로 재무제표, 감사보고서 작성기준은 물론 분·반기보고서 등 공시기한 관련 내용이 대폭 변경된다. 연결범위 변경에 의해 기업실적이 실질과 달리 오르내리는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자산 2조원 미만 기업도 전면 연결재무제표 도입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상장사는 총 1738개사로 이 중 511개사는 종속기업이 없어 개별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기업이다. 그외 1227개사가 종속회사 등을 두고 있다. 이들 1227개사 중 320개사가 사업보고서 외에 분기·반기보고서를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작성한다. 이 중 152개사는 총자산이 2조원 이상인 기업으로 의무적으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하는 기업군으로 꼽힌다. 나머지 168개사는 총자산이 2조원 미만임에도 자율적으로 분·반기보고서를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작성해왔다.
나머지 907개 기업은 자산총액 2조원 미만의 기업들로 연간실적을 정리하는 사업보고서에는 연결재무제표를 기재하면서도 분·반기보고서에는 별도재무제표를 기재해왔다. 소규모 기업에 대해 2011~2012회계연도에 연결재무제표 작성의무를 유예해줬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량 종속회사를 보유한 상장사는 실질대비 낮은 평가를 받게 되고 반대로 불량한 종속회사를 보유한 상장사는 실제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착시현상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 같은 착시현상이 사라진다. 자산총액 2조원 미만 기업도 연결기준 분·반기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지배회사의 개별재무제표도 병기해야함은 물론이다. 비교표시되는 전기 재무제표도 개별재무제표와 연결재무제표를 병행표시해야 한다.
올해부터 처음 연결기준으로 분·반기보고서를 작성하는 기업의 경우 분·반기보고서 제출기한이 연장된다. 원칙적으로 분·반기보고서는 해당 분·반기가 종료된 후 '45일 이내'에 제출해야 하지만 처음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0일 이내'로 연장해준 것. 다만 올해부터 2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다시 '45일 이내'로 단축된다.
이미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해왔던 총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분·반기보고서 제출기한도 올해까지는 분·반기 경과 후 '60일 이내'였지만 이 역시 '45일 이내'로 다시 단축된다.
◆실적영향주는 연결범위도 대폭 확대
종전까지 있었던 연결범위 관련 혼선도 대폭 정리된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게 되면 종속회사를 두고 있는 지배회사의 실적도 변동될 수 있다. 우량 자회사를 두고 있는 곳이라면 실적이 종전 대비 호전되지만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현재까지는 ▲지배회사의 종속회사 지분율이 50%를 넘거나 ▲50% 이하더라도 별도계약으로 지배회사가 종속회사의 재무정책과 영업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지배력을 보유할 경우에만 연결범위에 넣도록 했다.
이 때문에 연결범위는 기업마다 제각각이었고 투자자들이 이를 기초로 기업실적을 판단할 때 혼선이 생기곤 했다. 실적· 재무상태가 나쁜 종속기업을 일부러 연결범위에서 제외시켜 실적을 좋게 포장하는 듯한 기업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올해부터는 지분이 50%에 못 미치더라도 지배회사의 사실상 지배력이 인정되는 경우 해당종속회사를 연결범위에 의무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예컨대 지배회사 A가 종속회사 B의 지분을 45%만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나머지 55%의 지분은 수천명의 주주에게 고르게 분산돼 있고 이들 소액주주간 단합된 조직적 움직임이 없으면 A회사에 사실상 지배력이 있다고 인정된다. 사실상 지배력이 있는지 여부는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이나 금융감독원이 회계감리 절차를 통해 판단하게 된다.
아울러 연결대상에서 제외돼 왔던 SPC(특수목적회사) 등 구조화기업이라도 설립목적이나 SPC 자체 의결권 보유여부, 위험·이익의 과반이상 분담여부 등을 감안해 연결범위에 넣을 수도 있다.
이전에는 건설사 등이 영업상 이유로 SPC를 설립했다 하더라도 해당 SPC의 재무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 때문에 부실 매출채권 등을 SPC로 넘겨 재무상태가 실제보다 좋게 나타나는 착시현상도 불가피했다.
올해부터는 영업상 이유로 유동화전문회사나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한 기업은 해당 구조화기업의 지분 성격, 목적, 규모 및 활동, 자금조달방법, 기업이 인식한 자산과 부채금액, 손실에 대한 최대노출 범위, 해당 구조화기업에 대한 재무지원 내용 등에 대해 상세히 기술해 투자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이외에도 기업이 벤처캐피탈, 뮤추얼펀드, 신탁 등을 통해 간접투자하는 대상이 있을 때도 해당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연결범위 변동 등 사항은 기업의 당기순이익이나 자본규모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업의 주요 재무비율과 차입약정 등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분석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신규로 공시가 요구되는 사항들이 많은 만큼 보험계리인이나 외부감사인 등 전문가와 사전에 논의해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재무분석 전문기관인 리스크컨설팅코리아의 이정조 대표는 "한국에는 그룹사 위주의 지배구조가 일반적인 형태인데 사실상 이들 그룹을 하나로 묶어 연결실체로 표기토록 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그럼에도 올해부터는 이전에 비해 투자자가 연결실체의 실적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이번 조치로 대기업 계열사들의 연결범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사업장마다 SPC를 설립하는 관행이 있는 건설사 등도 공시부담이 다소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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