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서울 삼성동에 오픈한 '호텔 더 디자이너스'는 90개의 객실 디자인이 모두 다른 콘셉트로 만들어져 오픈 초기부터 화제를 낳았다. 그리고 론칭 두달만에 '객실 예약률 100%'를 기록하며 호텔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호텔 더 디자이너스는 호텔업종 특성상 대로변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무시하기라도 하듯 '당당히' 이면도로에 세워졌다. 숙박객의 수요가 있는 지역이라면 굳이 대로변이 아니더라도 특색있는 호텔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설립자의 강한 자신감이 작용한 결과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무모한 도전'을 지시한 '브레인'은 과연 누구일까.
사진_류승희 기자
◆15명의 디자이너가 꾸민 호텔
'전문 디자이너가 꾸민 객실'을 천명한 호텔 더 디자이너스를 탄생시킨 주인공은 홍보대행사 애플트리의 안재만 대표다. 그는 삼성동점(1호점)에 이어 1월 중 오픈 예정인 '호텔 더 디자이너스' 홍대점(2호점)의 설립을 도왔다.
신설되는 홍대점의 콘셉트는 '뉴욕과 런던 사이에 홍대가 있다'는 것. 더 젊고 색다른 '홍대스타일'의 디자인을 호텔 객실에 표현하겠다는 안 대표의 의지가 담겼다. 홍보회사 대표가 호텔의 콘셉트를 직접 기획하고 경영진으로 참여한다는 게 이색적이지만 알고보면 안대표는 신라호텔 홍보팀에서 6년간 근무한 호텔리어 출신이다. 그는 홍보대행사 운영과 함께 임피리얼팰리스, 스탠포드호텔, 신라호텔 탑클라우드, 리솜리조트 등의 호텔 및 리조트 홍보업무를 진행하면서 '호텔사업'에 대한 감각을 키웠다.
"호텔을 홍보한다고 해서 관련 업무에 대한 단순한 컨설팅이나 대행 수준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호텔 네이밍에서부터 호텔의 콘셉트, 서비스와 디자인까지 다 관여하죠."
안 대표의 이 같은 '간섭'과 '관여'는 짧은 시간 안에 삼성동 '호텔 더 디자이너스'가 주변에 비슷한 콘셉트의 호텔건립을 유도할 만큼 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호텔 더 디자이너스'를 세팅하는 과정에서 15명의 개성있는 디자이너들을 비롯해 인테리어 기술자와 사진작가, 조경가 등의 전문가까지 대거 합류시킨 게 대표적이다. 여기에 부대시설로 조식이 가능한 레스토랑, 테이크아웃 카페, 루프 VIP룸, 비지니스 회의실을 마련했지만 중요치 않은 부대시설들은 과감하게 없앴다.
사진_류승희 기자
◆2호점, 젊은 감각 맞게 '홍대스타일' 추구
안 대표의 열성으로 현재 삼성동점은 오픈 직후부터 국내 유력 잡지사들을 통해 셀러브리티들의 화보촬영이 이어지고 있으며 TV CF 촬영 문의도 줄을 잇는다.
안 대표가 호텔 디벨로프 역할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 창립 이전에 근무하던 곳이 바로 호텔이었기 때문이다. 신라호텔 홍보 경험을 살려 반얀트리, 임피리얼팰리스, 스탠포드호텔, 리버사이드호텔 등의 홍보를 대행한 그는 지난 2006년 영등포 소재 라이프스타일호텔의 브랜드 네이밍과 파티룸 등 특화된 아이디어로 호텔을 단기간에 성공반열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홍보와 호텔건립의 공통점이라 생각합니다. 홍보회사를 잘 키우는 것과 절묘한 위치에 호텔을 개발하는 것은 모두 창의력에 의해 좌우되는 일이지요."
안 대표는 '호텔 더 디자이너스' 삼성동 1호점에 이어 1월 중으로 홍대점, 그리고 상반기 내로 을지로 3호점을 건립하는 등 향후 지점을 빠른 속도로 확장시킨다는 목표다.
호텔에 대한 강한 사업의지를 펴고 있지만 사실 안 대표는 호텔 외에도 산봉화로구이 등 7~8개 외식업체와 영화사 빌리앤 라이언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성인들의 장난감인 '피규어' 회사 히스토리킹덤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현재 영화화가 돼야 수익을 알 수 있는 영화사를 제외하고는 안 대표가 운영하는 이들 업체는 모두 흑자상태다.
"업종 다각화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있긴 해요. 하지만 홍보대행사라는 업무 특성에서 다져진 다양한 업을 보는 시각이 사업화로 이어진 겁니다. 절대 다각화의 콘셉트는 아니죠. 또한 이 같은 사업은 제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시스템과 파트너가 구축될 때만 업에 참여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그만큼 줄어들어요."
홍보회사 애플트리에서 호텔, 식당 등으로 사업영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욕심많은' 안 대표. 흑자경영으로 얻어진 수익을, 그동안 함께해온 파트너들과 모두 나누고 싶다는 게 그의 '문어발식 사업'이 가리키는 지향점이다.
<프로필>
92년 한국외대 신방과 졸업/ 연세대법무대학원 최고위과정/ ROTC 공보장교/ 삼성공채 신라호텔 홍보팀/ 알린다커뮤니케이션 홍보이사/ 음반회사 대영에이브이 홍보이사/ 대통령·서울시장 특별 참모/ 홍보대행사 애플트리 대표/ 호텔 더 디자이너스 총지배인/ 엄홍길휴먼재단 홍보이사/ 서울대의과대학 펀드레이징담당/ 산봉화로구이 현 공동대표/ 영화사 빌리앤라이언 공동대표이사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