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주 모처럼 불어온 '훈풍'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부터 올 1월7일까지 은행업종 지수는 6.59포인트(2.95%), 금융업종은 28.04포인트(7.13%) 상승했다. 증권업종은 220.66포인트(13.0%)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3.82% 오르는데 그쳐 이들 업종은 시장대비 최대 9.18%포인트 초과 상승했다.
이 기간 개별 종목을 살펴봐도 KB금융이 지난해 11월21일 3만3900원에 저점을 찍은 뒤 7일 장중 3만9850원까지 올랐고 우리금융지주도 13.8%나 상승했다.
증권종목도 미래에셋증권이 25.1%로 큰 폭 상승한 것을 비롯해 KDB대우증권(16.8%), 우리투자증권(15.7%), 삼성증권(12.1%), 현대증권(11.2%) 등도 강세를 보였다.
우선 전문가들은 미국 재정절벽 해소 기대감 등 대외 리스크 완화에 따른 유동성 유입 모멘텀이 이들 종목의 수급을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한다. 박소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위험회피심리 완화와 유동성 공급"이라며 "최근에는 이러한 현상이 미국의 은행주와 외환시장에 가장 적나라하게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경기하강을 극복하겠다는 정책당국자들의 의지가 발현되면서 통화정책이 강화되기 시작했고, 재정절벽 타결과 은행연합 설립 등 정치적으로 큰 산을 넘었다"며 "중국도 지도부 교체를 마쳤고 한국도 대통령 선거를 마무리했기에 작년에는 코스피 2050이 저항선이었지만 올해는 이것이 지지선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은행·증권주 '더 간다'
그러나 이들 종목이 향후에도 추가 상승랠리를 이어갈지를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유상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의 경우 재정절벽 리스크 해소에 따라 건설과 증권 등 관련 섹터와 함께 큰 폭 상승했다"며 "해외유동성 유입에 따른 환율 하락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은행주에 대한 수급 모멘텀은 여전히 높으며 추가적인 상승여력도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국내 은행주는 올해 주당순자산가치(BPS) 기준 0.60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록하고 있는데, 글로벌 은행과 비교해볼 때 여전히 저평가 영역에 있다"며 "선진 은행보다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은 낮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하나금융과 신한지주를 톱픽(Top Pick)으로 꼽으며 목표가로 각각 4만7000원을 제시했다.
증권업종에 대해 박선호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저금리에 따른 실질이자율 하락은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유입 기대감을 높일 것"이라며 "본질적인 펀더멘털 개선에는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PBR은 이를 선반영한 수준으로 단기 트레이딩 매력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과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 개선으로 지난해 1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이익 개선 추세가 진행 중"이라며 "결국 높아진 증권업에 대한 투자심리 지속으로 종목별 펀더멘털 개선 여부에 따른 주가차별화가 심화될 전망"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과 한국금융지주를 투자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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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아직은 시기상조…'
반면 장밋빛 전망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은 펀더멘탈 측면에서 보면 아직은 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금리 상승이 반전할 것이란 기대감은 너무 이르고 가계부채 우려나 경기부양 정책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전히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어 주가는 상승폭이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달라진 여건을 고려하면 올해 은행들의 순이익이 늘어날 여지가 많지 않다는 분석에서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대내외 불확실성 완화에도 불구하고 은행 업황 개선이 상반기 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난 4분기 순이익은 대손충당금 부담 증가로 컨센서스를 15~20%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올 상반기까지 순이자마진(NIM) 하락추세 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업황 개선에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앞섰다는 지적도 있다. 새 정부가 친서민정책을 우선시 한다는 점에서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 따른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업종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저금리 기조로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유입이 본격화할 것이란 낙관론과 신중론이 팽팽하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정체된 가운데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결국 전반적인 증권업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가운데 산업 내 극심한 양극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권주에 보수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특히 작년 대형증권사들이 헤지펀드시장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함에 따라 수익성이 큰 폭으로 악화돼 업계 ROE가 5% 미만으로 하락한 것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업종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국회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2011년 대형증권사 유상증자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일부 대형증권사에만 신사업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경제민주화 이슈, 금융업종에 대한 부정적 여론 등의 요소로 올해도 국회 통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지부진한 거래대금 뿐만 아니라, 자산관리(WM)시장 히트상품 부재, 기업금융(IB)시장 축소 등이 맞물려 전반적으로 부진한 업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깜짝 금리인하로 채권 운용이익이 발생했던 작년 7월과 달리 향후 채권 운용이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손 연구원은 "저점대비 약 20% 상승한 증권주의 단기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전략이 주효할 전망"이라며 "거래대금 회복 및 신성장 동력 발굴이 전제돼야 추세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