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골프회원권으로 지역별 여러 골프장에서 회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막연히 상상만 했던 일이 현실화 되고 있다. 국내 골프장에서 고객 서비스 극대화와 회원권 가치 상승, 내장객 확보 등을 위해 골프장간의 회원 교류 협약을 마케팅 방안의 하나로 활용하는 것이 유행처럼 늘고 있다.
 
◆핀크스, 렉스필드와 회원 제휴 맺고 시세 폭등

회원 교류 협약의 시초는 국내 최고(最古) 골프장 중 하나인 서울과 부산컨트리클럽이다. 이 두 골프장은 협약 체결 이후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호 회원 혜택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 핀크스와 경기도 곤지암의 렉스필드가 회원 제휴를 맺고 상호 회원들에게 주중회원 대우를 해주면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제휴 당시만 해도 골프장들의 고객 서비스 마인드가 많이 부족하던 때라 두 골프장간의 협약은 회원들에겐 파격적인 혜택으로 다가왔다. 핀크스 회원권은 렉스필드와의 제휴를 기점으로 시세가 폭등했을 정도였다.

◆그룹사 계열 골프장간 연계 혜택 - 삼성, 신안, 한화 등

골프장간 회원 혜택을 공유하는 마케팅 서비스는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다수의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는 그룹사가 계열 골프장들을 묶어 혜택을 공유하는 경우다. 동양, 레이크힐스, 롯데, 삼성, 신안, 태영, 한화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그룹사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 계열 골프장에까지 회원 혜택을 넓혀 회원권 가치와 이용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홀을 운영하고 있는 그룹사는 신안이다. 그린힐, 리베라, 신안, 에버리스, 웰리힐리까지 총 5개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 분양한 웰리힐리 VVIP회원에게는 5개 골프장에서 회원과 동반자를 포함한 모두에게 정회원 대우를 해주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했다.

한화 역시 골든베이, 제이드팰리스, 플라자설악, 플라자용인, 플라자제주 등을 운영하며 회원 연계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한화는 2004년 일본 나가사키의 오션팰리스골프클럽을 인수해 골든베이 회원에게는 정회원 대우, 제이드팰리스 회원에게는 동반자 대우를 해주고 있다.

올해 충북에 개장한 동촌은 남촌의 자매 골프장으로 정회원은 남촌 이용 시 주중에는 회원 대우, 주말에는 그린피 50%를 할인해준다. 지정회원에게도 주중 예약권한과 그린피 50% 할인 등의 혜택을 부여해 관심을 모았다.

◆골프장간 연계 혜택 - 제주, 영남, 경기권 등

다음은 각 지역의 개별 골프장에서 상호 협약을 통해서 자사 회원들이 상대 골프장에서도 회원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경우다. 이 같은 협약은 아무래도 제주권 골프장들이 가장 활발하다. 제주의 골프장들은 내륙의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내장객 유치를 늘리고, 내륙 골프장에서는 자사 회원들에게 혜택을 강화하는 방편으로 활용된다.

제주권 골프장 중 제휴가 가장 활발한 곳은 라온과 롯데스카이힐제주다. 라온은 부산, 엘리시안제주, 용원, 팔팔과 제휴를 맺었다. 롯데스카이힐제주는 라헨느, 보라, 부산, 울산, 이븐데일, 타니와 회원 교류 협약 관계다. 사이프러스는 남촌, 에덴블루, 오펠과 제휴를 맺었다. 상호간의 협약에 따라 정회원 또는 주중회원 대우와 그린피 할인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최근 들어서는 지역에 상관없이 골프장간의 회원 교류 협약이 활발하다. 이는 골프장수가 늘어나면서 내장객 확보와 자사 골프회원권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대다수 골프장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영남권 골프장들은 개장한 지 얼마 안 된 다수의 골프장들이 지역 내 혹은 지역 외 골프장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같은 영남권에 위치한 떼제베이스트와 오션뷰, 오펠과 보라, 그리고 아시아드는 제주의 아덴힐과 회원 협약을 맺었다.

경기권의 블루헤런과 강원권의 휘닉스파크는 지난 11월 업무 제휴를 맺고 회원권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휘닉스파크 정회원, 가족회원, 주중회원은 블루헤런을 회원가로 이용할 수 있고, 블루헤런 회원도 휘닉스파크 전 객실과 골프장, 스키장, 워터파크 등을 회원가로 이용할 수 있다. 뉴서울은 골든비치, 부영, 중문과 제휴를 맺고 서로 간에 회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회원에게 피해 가지 않도록 신중하게 결정해야
 
골프장간에 제휴가 늘면서 일부에서는 고민 없이 유행처럼 남발하는 경우도 있다. 맺은 협약들이 단기간에 취소되거나 일정기간이 지나 협약이 종료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아시아드는 롯데스카이힐제주와 협약을 맺은 지 3개월도 안돼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고, 가야와 세인트웨스튼도 일정기간 후 바로 협약이 종료돼 회원들만 어리둥절해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골프장 측에서는 회원서비스 증대라는 푯말을 들고 앞으로도 상호 회원 교류 협약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지방 골프장의 내장객감소와 골프회원권의 가치 하락이 전제돼 있다. 골프장에서는 깊은 고민 없이 맺은 협약들이 도리어 기존 회원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음을 인지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