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최모씨(43)는 최근 고민이 많다. 자녀는 성장하고 있지만 본인의 은퇴시기가 가까워지면서 노후준비에 대한 현실을 실감하고 있어서다. 최씨는 자녀의 대학 학자금, 결혼비용 등 은퇴 이후 필요한 목돈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 여기에 은퇴 이후 부인과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한 자금이 예상보다 많아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최씨는 "은퇴 이후 노후 설계준비는 이미 늦은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시작해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최씨 사례처럼 최근 40~50대를 중심으로 노후설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국민연금 고갈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공적연금이 아닌 개인이 직접 노후를 설계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노후상품으로 어떻게 노후를 디자인하는 것이 좋을까. 삼성생명·한화생명·미래에셋 은퇴연구소 및 삼성화재 FP센터를 통해 알아봤다.
◆은퇴 준비 안된 40~50대라면 가교연금 주목
보험사 은퇴전문가들이 우선적으로 주목한 것은 가교연금이다.
OECD 가입 국가 중 한국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등 공적연금을 통한 소득 대체율이 42.1%에 불과하다. 이는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이 권장하는 70~80%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으로 은퇴준비가 미흡한 국내사정을 반영하고 있다.
은퇴설계 전문가들은 행복한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에 개인연금을 추가한 '3층 연금구조'를 완성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은퇴준비가 안된 40~50대라면 개인연금 중에서도 가교연금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하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갑작스러운 은퇴와 국민연금 수령 전 소득절벽에 대비할 수 있는 가교연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비과세혜택에 연금개시 기간이 짧아 실버세대에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현재 가교연금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대형 생보사에서 판매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1월, 베이비붐 세대의 조기연금 준비를 위한 '브라보7080연금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노후준비가 부족한 중장년층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노후연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기존 연금상품은 10년, 20년 등 장기간 보험료를 내야해 은퇴가 코앞인 50대들은 가입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 상품은 가입 후 최소 7년이면 연금을 받을 수 있어 통상 12~15년 이상 적립해야 연금지급이 개시됐던 기존 연금보험에 비해 기간이 절반가량 줄었다.
한화생명이 판매중인 '한화가교연금보험'은 은퇴 후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 공백기를 채울 수 있는 맞춤형 상품이다. 이 상품은 은퇴 후 소득이 없는 기간에 연금액을 높이고 국민연금 등 소득이 창출되는 기간에는 연금액을 낮춰 인생주기에 맞는 노후설계가 가능하다.
조기 은퇴 후 연금을 받다가 재취업 등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연금수령을 멈춰 나중에 다시 받을 수도 있다. 'Stop&Go 옵션'을 통해서는 연금 개시 이후에도 고객이 원하면 연금수령을 유보할 수 있다.
유보된 연금은 공시이율에 따라 적립되기 때문에 연금액이 증액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으며 유보기간에는 추가납입도 가능해 실질 노후기간을 위한 연금 재설계가 가능하다.
또한 시중금리에 연동하는 공시이율(2013년 1월 기준 4.2%)을 적용해 노후생활에 필요한 고액의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최저 2.5%(10년 초과시 2.0%)의 금리를 보장해 저금리시대에도 안정적인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노후에 발생 가능성 높은 질병에도 대비해야
안전한 노후를 위해서는 질병대비도 필수다. 통상 은퇴 후 생활비가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고령화시대에는 질병에 대한 대비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러한 노년기 질병대비는 가능한한 종합적으로 폭넓게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삼성화재 FP센터 홍승희 팀장은 "노후설계에 대해 보통 은퇴 후 생활비를 먼저 떠올리지만 고령화시대에는 질병대비가 가장 중요하다"며 "고혈압, 당뇨, 치매, 암 등이 걸렸을 때 대비할 수 있는 의료비 및 합병증, 장애치료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준비됐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한번의 보험가입으로 질병부터 간병비까지 보장이 가능한 '삼성화재 통합보험 수퍼플러스'를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특히 질병과 상해뿐만 아니라 장기간병, 생활위험, 자동차사고, 배상책임, 도난사고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을 보장한다.
여기에 간병에 대한 필요성도 반영했다. '장기요양지원금' 담보를 통해 장기요양상태가 된 경우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장애진단을 받으면 상해나 질병, 고도케어 생활자금 담보에서 10년간 생활비를 보장받는다.
홍승희 팀장은 "의료비 관련 보험에 가입할 때 수술비 지원 여부와 중환자실 비용, 장애발생 시 재활치료비 등을 보장하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며 "또 치매 등이 발생하면 장기간호에 대한 요양비 지원을 해주는지도 확인해야 할 사항"이라고 조언했다.
◆은퇴 이후 필요한 자금은 얼마?
'3층 연금구조'를 설계하려면 어느 정도의 은퇴자금을 준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지나친 노후걱정으로 과도한 자금을 투자하면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한다.
은퇴 이후 필요한 월평균 금액은 만족도 및 생활수준, 건강상태 등에 따라 달리진다. 송연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은퇴 후 부부 2인의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위한 필요자금은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에 따르면 세수하기, 옷입기, 목욕하기, 식사하기, 화장실가기, 대소변 조절, 이동 등 일상적인 생활수행능력 7가지 중 5개 활동에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장기요양은 은퇴 이후 필요 생활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정하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은퇴 후 필요한 월평균 자금에 대해 "개인별로 소득과 소비수준이 달라 필요한 금액을 지정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은퇴 전에 평균적으로 소비한 금액의 60~70% 수준을 고려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도 4분기 전국 2인 이상 40대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62만원으로 지출은 366만원이었다. 50대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56만원이며 평균지출은 331만원으로 조사됐다. 정 연구원은 "현재 자신이 40대로 월평균 366만원을 지출한다면 은퇴 이후에는 70% 수준인 월 256만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은 "서울시에서 부부 2인이 기본적인 생활을 꾸려나가려면 최소 200만원 정도 생활비가 필요하다"며 "여유로운 생활을 하려면 약 300만원의 생활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승희 삼성화재 FP센터 팀장은 "서울 강북에서 30평형대 아파트에 거주 시 월 250만원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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