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상황에서 보인 '덕장' 리더십
원명수 메리츠금융 부회장 내정자는 지난 2005년 메리츠화재 전신인 동양화재 시절,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2011년까지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7년여간 메리츠화재를 이끌었던 그는 실손보험 불완전 판매로 인해 회사를 떠났다.
금감원은 지난 2007년 8월30일 실손의료보험 중복가입으로 인한 보험가입자의 피해방지를 위해 보험가입단계에서 중복가입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산 인프라를 확충하고 보험가입 시 안내를 철저히 하도록 지도했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2009년 실손의료보험 계약 시 '계약자가 질병사망특약의 가입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중요내용을 설명하지 않았으며 보험계약자의 질병사망특약 가입 선택권을 제한했다.
또한 이미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보험계약자가 같은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전산시스템 조회를 통해 담보내용을 확인해야 함에도 보험계약의 중요내용에 대해 안내를 부실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지난 2010년 1월, 메리츠화재는 금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징계를 받는 과정에서 원명수 전 부회장의 '덕장' 리더십이 발휘됐다. 원 전 부회장은 회사 경영책임자인 자신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며 회사의 징계수위를 낮춰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당시 금감원은 임원 '문책경고 1명'으로 제재수위를 결정했다.
징계를 받은 그해 하반기, 그는 부회장직에서 물러나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와 메리츠비니지스서비스 이사로 근무했다. 임기만료인 2011년 6월 이후 금감원 제재로 인해 3년간 금융사 등기이사 연임이 불가능해지면서 메리츠화재를 떠난 것이다.
◆국내 최초 보험지주사 설립 '1등 공신'
원명수 내정자의 가장 큰 업적은 바로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국내 최초 금융지주사 설립이다. 원 내정자는 지난 2007년 5월 기자간담회를 갖고 폭탄선언을 해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현재 금융지주사로 가기 위한 검토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시너지 효과면에서 메리츠화재를 중심으로 한 보험지주 형태가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수년간 금융지주사 설립에 꾸준히 공을 들인 원 내정자는 드디어 2010년 연내 금융지주사를 설립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같은 계획은 굉장히 이례적인 내용으로 금융권에 받아들여졌다. 알리안츠, ING 등 해외에서는 보험 중심의 금융지주사가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KB, 우리, 신한, 하나 등 은행중심의 지주사만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원 내정자의 주도 아래 지난 2011년 3월28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사가 탄생했다. 메리츠금융은 그룹 모회사였던 메리츠화재가 자기주식, 자회사 주식, 현금성 자산 일부를 분할하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됐다.
여기에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자산운용,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 리츠파트너스, 메리츠비즈니스서비스 등의 자회사로 편입됐으며 이 같은 구조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손보사 중심의 그룹 시너지 효과 기대
보험업계에서는 원 내정자가 돌아오면 메리츠화재를 비롯한 그룹 내 수익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사 탄생의 산파였던 만큼 그룹 내 내부사정 등을 파악해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원명수 내정자는 해외와 국내를 거친 손꼽히는 보험전문가"라고 평하며 "컴백 후 그룹 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업계에서는 3년 만에 그룹 부회장으로 컴백한 것을 두고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는 원 부회장이 회사를 떠났음에도 비금융계열사(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메리츠비지니스)에 몸 담고 있었던 것과 연관이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을 이끌어갈 전문CEO로 그만한 인재도 없다"며 "메리츠화재를 중심으로 수익향상 등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는 원 내정자가 금융지주사 설립 기념사에서 밝힌 포부에도 잘 나타나 있다. 원 내정자는 직원들에게 "한 차원 높은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과 사회에 이바지하자"며 "최초의 보험사와 최초의 보험지주에 그치지 말고, 대한민국 금융의 새 지평을 여는 성공스토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리츠금융은 원명수 내정자를 부회장으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3월20일 개최한다. 주주들의 반대가 없다면 원 내정자는 메리츠금융 부회장으로 정식 취임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일단 원 내정자의 주총 통과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메리츠금융의 최대주주가 조정호 회장이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현재 메리츠금융의 지분 74.42%를 보유하고 있으며 원 내정자 역시 0.42%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원명수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내정자는 누구?
원명수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내정자는 해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지난 1997년 한빛은행 상무이사를 시작으로 국내 첫발을 내디뎠다. 2000년부터 서울은행 전산·정보본부장(부행장)을 지냈으며 삼성화재 전무이사, PCA생명 전무이사를 거쳤다. 이후 메리츠화재의 전신인 동양화재 사장을 역임했으며 2005년에는 메리츠화재 사장에 취임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부회장으로 승진해 메리츠화재를 이끌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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