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 찾아가는 자전거 정비서비스로 일정 수입을 올리는 크리스트(딘스트라트 자료)
"고장난 자전거를 직접 고치거나 끌고 갈 처지가 안 된다. 그렇다면 그 곳에 자전거를 잠그고 약속한 장소에 열쇠를 맡긴 후 자리를 뜬다. 약속 시간에 다시 돌아와 자전거를 유유히 타고 떠난다."



2003년 찾아가는 자전거 정비서비스 1인기업 '딘스트라트'(DienstRad)를 창업한 울리히 크리스트(54 독일). 그는 베를린 '자전거 천사'로 통한다. 전화 한 통화면 자전거 고장으로 난처한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이다.



반핵 환경운동과 자전거가 주요 관심사인 크리스트는 대중교통과 생활자전거를 주로 이용하며 틈틈이 미캐닉(자전거정비)을 배웠다.



크리스트는 이 1인기업으로 시간당 40유로를 번다. 방문서비스 연간계약 172유료, 현장 출장 기본요금 15유로, 펑크 수리 14유로30센트, 림브레이크 조립 19유로 등 수입이 일정하다.



자전거도 자동차처럼 자가정비를 하는 것이 독일인들의 기본 취향이다. 반면 라이딩 중 돌발상황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거나 평소 정비할 짬을 내지 못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 크리스트는 이러한 ‘틈새’ 수요자를 놓치지 않았다.



딘스트라트는 고정 공간이 필요 없다. 블로그 형태의 간단한 홈페이지와 휴대전화, 정비가방을 주렁주렁 매단 생활자전거 한 대면 끝이다.



크리스트 일과의 60%는 출장서비스다. 전화로 걸려온 현장 출동서비스에서부터 집이나 사무실을 찾는 방문서비스가 대부분. 출장서비스의 기본요금은 15유로다.



현장 출동서비스는 먼저 걸려온 전화에서 현장위치, 고장과 파손 유형을 꼼꼼히 확인한다. 잘못된 정보로 시간을 지체하거나 헛걸음할 수 없기 때문에 통화 내역까지 녹취한다.



정비 시간을 내지 못하는 고객(정회원)을 위한 방문서비스가 짭짤하다. 1년 172유로에 4회 무료 방문하며 교체부품 비용만 청구한다. 변호사나 세무사 등 고급 직업을 가진 회원이 주요 고객으로 연간 30명 정도다.



독일에서 찾아가는 자전거 정비서비스가 크리스트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크리스트의 베를린뿐만 아니라 쾰른 함부르크 라이프치히 등 독일 곳곳에서 자전거 정비 1인기업을 만날 수 있다.



또한 독일우체국(Deutsche Post)도 헤센주에서 2년 전부터 우편배달 자전거에 대한 현장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과거 중앙정비소로 모아 정비 후 현장으로 보냈던 시스템이 시간과 비용 등 효율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년간 2만5000여개의 낡은 타이어가 현장에서 교체된다.



자전거인구 1000만 시대. 티탄 카본 계열의 고급자전거가 많고 더구나 자전거에 관련된 모든 것이 '공짜'인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정비서비스 1인기업이 통할지 지켜볼 일이다.





박정웅 기자 park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