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Y2013이 시작되는 올해 4월, 보험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사업연도가 FY(Finance year, 회계연도)에서 CY(Calendar Year, 역년)로 바뀐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은 회계연도 변경을 위해 올해 1분기를 줄였으며 사업계획 등도 올 12월을 마지막 기준으로 작성했다.
지난 3월28일 보험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실손의료보험'이었다. '다음달부터 100세까지 보장해주는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못한다'는 말을 이용한 절판 마케팅이 활개를 치면서 몇몇 손보사는 밀려오는 가입자에 상품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절판마케팅이 활개를 친 가장 큰 이유는 4월부터 실손의료보험 종합개선책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개선책이 시행되면서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갱신(재산정)기간은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됐다. 자기부담금 설정 규모도 기존 10%에서 20%가 추가됐다.
고객이 상품가입 시 자기부담금을 20%로 설정하면 보장받는 보험금은 줄어들지만 매월 지출되는 보험료도 적어진다. 또한 100세까지 변경하지 못했던 보장내용도 15년마다 변경할 수 있어 소비자 선택폭이 더 넓어졌다.
금융당국은 실손의료보험 개선책을 시행하기 전인 지난 1월부터 각 보험사에 '단독 실손의료보험'을 판매하도록 권고했다. 기존 실손의료보험은 다른 상품의 특약으로만 부가돼 판매됐다. 그러나 지난 1월1일부터는 주계약이 실손의료보험인 단독상품의 판매가 시작됐고, 소비자는 불필요한 보장에 가입하지 않고 의료비만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갱신기간이 1년으로 짧아져 갱신 시 보다 저렴한 다른 보험사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개선된 제도 시행 이후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할 경우엔 언더라이팅 등 손해율 관리가 철저한 회사인지를 따져봐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형손보사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의 체감 보험료는 매년 갱신이 3년 갱신보다 크게 느껴질 것"이라며 "보험료 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손해율 관리 등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를 통해 같은 나이, 같은 성별을 기준으로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를 산출하면 통상적으로 손보사 상품이 싼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실손의료보험 가입을 원하는 고객은 손보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관계자는 "손보사의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손해율 관리가 생보사에 비해 철저한 경향이 있어 보험료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장내용을 15년 주기로 변경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나이대별로 필요한 보장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형손보사 관계자는 "나이에 따라 발생빈도가 높은 질병이 달라진다"며 "15년이 짧은 기간이 아닌 만큼 본인 연령대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병 및 보장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연금전환 시 사망률 적용시점 확인 '필수'
금감원은 올해부터 연금보험 가입자가 다른 연금보험으로 전환할 경우 최초연금 가입시점의 연금사망률을 적용하도록 개선했다. 기존에는 연금상품을 변경할 때 신청 시점의 연금사망률을 적용, 가입했을 때보다 연금수령액이 감소할 가능성이 많았다. 그 이유는 인구가 고령화되고 사망률이 감소하면 연금수령액 산출기준인 연금사망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높아진 연금사망률은 연금수령액 산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노후준비가 덜된 일부 보장성보험 가입자들이 연금보험으로의 변경을 고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만약 본인이 가입한 보장성보험을 연금으로 전환하고 싶다면 보험약관의 연금사망률 적용이 '최초가입시점'인지 '전환신청시점'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만약 연금사망률 적용시점이 최초 가입 시라면 본인이 선택한 연금상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전환신청시점으로 정해져 있다면 다른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울러 소비자의 오해를 유발해왔던 상품명이나 보장명칭의 사용도 금지된다. 지금까지 방카슈랑스를 판매하는 일부 은행에서는 보험상품에 'ㅇㅇ은행' 등 은행 이름을 넣어 '저축'으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많았다. 또한 앞으로는 '평생보장', '축하금' 등 실제내용과 다른 보장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불필요한 특약 가입요구도 제한된다. 지금까지는 일부 보험사를 중심으로 주계약과 연관성이 없는 다른 특약을 의무가입하게 하는 일종의 '끼워팔기' 관행이 횡행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특약간 보장연관성이 있거나 소비자에게 필요한 경우에만 의무가입 설계가 허용되고, 불필요한 특약 가입 요구는 제한된다.
◆20여년 만에 개선되는 車보험료 할증기준
아울러 금감원은 올해안으로 자동차보험료 관련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선해 소비자의 권익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보험료 관련 할인·할증기준은 20여년 만에 개선되고 자동차보험 범위요율을 손보사가 임의로 적용할 수 없게 바뀐다.
현재 시행 중인 자동차보험료 할인·할증기준은 자동차 등록대수가 266만대 수준이던 지난 1989년 도입됐다. 이후 자동차 등록대수는 매년 증가해 2000년 1206만대, 2012년 1887만대를 기록하는 등 200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태스크포스(TF) 운영과 해외사례를 조사해 1등급에서 25등급까지 구분된 현행 자동차보험료 할인·할증등급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동차사고가 발생할 위험에 부합되게 보험료를 산정할 것"이라며 "재산정된 등급을 통해 위험도가 다른 보험가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공평성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자동차보험의 가입경력 인정범위를 확대해 보험료 인하효과를 유도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지금까지 자동차보험료는 '보험증권에 기재돼 있는 피보험자'에 한해 가입경력을 인정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기명 피보함자의 가족 등 다른 피보험자에 대해서도 보험가입경력을 인정해 보험료 인하요인을 추가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가입경력 인정 확대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시행할 예정"이라며 "보험료가 최대 38%까지 저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