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주식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중소기업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 Korea New EXchange)시장이 1일 문을 열었다. 사진은 코넥스시장 개장을 알리는 부저를 누르는 인사. 왼쪽부터 김건섭 금융감독원 부원장,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진규 한국거래소 이사장(직무대행),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이어 17년만에 새로운 시장인 코넥스가 열렸다.
한국거래소는 1일 서울 여의도 KRX스퀘어에서 코넥스 시장 개장식을 갖고 한국의 새로운 제3의 주식시장을 공식적으로 개장했다.

이날 신제윤 금융감독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코넥스 시장은 중소·벤처기업 생태계에서 가장 약한 연결고리인 창업 이후 초기성장과 재투자를 위한 회수 사이에 있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에 새싹을 돋게 하는 창조경제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코넥스 시장이 새로운 시장으로서 자리 매김할 수 있을까.

◆ 코넥스, 대체 뭐길래…

속칭 ‘제 3의 시장’이라고 불리는 코넥스(KONEX, Korea New EXchange)는 성장 초기의 중소기업을 위한 시장이다.

일명 코스피로 불리는 유가증권시장이 대기업 중심의 시장이며 코스닥이 중견·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다면 이번에 신설된 코넥스 시장은 성장, 혹은 창업 초기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된 시장이다.


어렵고 복잡한 규정 없이 매출 10억원, 자기자본 5억원, 순이익 3억원 중 1개의 조건을 만족하면 상장이 가능해지며, 한국형 국제회계기준(K-IFRS) 적용과 지정감사인 규정이 면제되어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는 생략됐으며 공시의무 또한 코스닥 시장(64개)의 절반도 되지 않는 29개로 한정됐다.

대신 기업발굴부터 상장 후의 관리까지 전 과정을 증권사가 담당토록해 원활한 상장 지원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인 지정자문인 제도를 뒀다.

초기 시장이라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일반인은 시장 참여가 불가능하다. 참여 가능한 것은 자본시장법상의 전문투자자와 벤처캐피탈(VC) 등의 기관투자가로 제한된다.

다만 개인의 경우 기본예탁금(현금+증권평가금액)이 3억원 이상인 경우 참여 가능하다.

매매 방식은 30분 단위의 단일가 경쟁매매 방식이며, 매매수량단위는 100주다. 코스피나 코스닥처럼 상하한가 제도도 있다.

이번에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1호 기업은 총 21개사다. 바이오 기업이 5개로 가장 많으며, 반도체장비, 입시학원, 휴대폰결제 등 다양한 업체들이 상장되어 있다.

한국거래소와 동양증권에 따르면 21개사의 기업규모를 살펴보면 자산은 총 220억원, 부채는 117억원이며 자본은 103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09%다.

◆ 코넥스, 성공 위해 필요한 것은

코넥스 시장의 역할은 벤처투자에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스타트 기업, 혹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기업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그간 벤처기업들은 기술창업 등에 대한 자금을 충분히 지원받지 못했고, 투자자들은 코스닥 상장 이외에는 벤처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통로를 갖추지 못해 벤처투자를 주저해왔었다. 이를 잇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 바로 코넥스의 역할이다.

실제로 해외의 경우 영국에서는 영국에서는 AIM(Alternative Investment Market)이 1995년 개설됐으며, 10개 상장 기업으로 시작해 현재 약 1088개사가 상장돼 있다.

캐나다에서는 TSX-V(Toronto Stock Exchange-Venture)가 활성화돼 현재 2230개의 기업이 상장됐다.

그렇다면 이번에 열린 코넥스가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손세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넥스는 기존 시장과 달리 초기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 주 목적인 만큼 인수합병(M&A)이나 증자 등과 같은 이벤트가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자금조달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만큼 코넥스 기업들의 시장 소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회사의 성장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 안목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초기 21개 상장기업은 공모가 아닌 구주주들의 직상장이므로 거래량이 많지 않을 것이기에 공모기업들이 빠른 시일내에 상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높은 코넥스에 투자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기금 조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코넥스, 투자 기회는 없는가

사실 2억원이 없는 일반인은 투자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코넥스 시장에 대한 매력도는 없다. 투자 기회조차 없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 장기적으로 코넥스에 투자하는 공모형 중소형 벤처펀드나 코넥스 전용 장기형 랩 등의 출시가 검토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넥스 투자에도 신경을 써볼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상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손 때 묻지 않은 시장을 선점하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순자산가치로 책정된 평가가격에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원 애널리스트는 "코넥스에 상장된 21개 기업 중 18개 기업이 순자산가치로 평가가격이 결정됐는데 순자산가치는 철강이나 자동차, 조선 등의 굴뚝산업 평가에 적합하며 바이오, 소프트웨어 등의 서비스 산업 평가에는 부적절 하다"면서 "순자산가치는 성장기업의 수익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가가격이 수익가치를 반영하지 못한 종목을 찾아야 한다"면서 "산업별 성장성과 수익성을 고려할 경우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하이로닉(PER 1.9), 공공기관SI컨설팅업체인 아이티센시스템즈(PER 2.2), 척추임플란트제조 업체인엘앤케이바이오메드(PER 3.5), 모션제어칩제조 업체인아진엑스텍(PER 4.2), 온라인금융정보제공 업체인에프앤가이드(PER 5.7) 등이 유망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첫 거래일, 성과는?

첫거래일인 1일 코넥스 시장 상장 종목들은 그야말로 희비가 엇갈렸다. 개장 직후 대주이엔티, 랩지노믹스, 메디아나, 베셀, 비나텍, 비앤에스미디어, 에스엔피, 엘앤케이 바이오, 웹솔루스, 테라텍 등 시장 전체 상장 종목의 절반에 달하는 10개 종목의 시초가가 형성되지 않은 것이다.

반면 11개 종목 가운데 6곳인 아이티센시스템즈, 아진엑스텍, 퓨얼셀, 스탠다드펌, 옐로페이, 하이로닉 등이 시초가가 평가액의 300% 이상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이날 장 마감까지 코넥스 시장에서는 21개 상장종목 중 비나텍 1개사를 제외한 20개 종목에서 거래가 성사돼 시장가격이 형성됐다.

세부적으로 태양기계, 옐로페이, 아이티센시스템즈, 하이로닉 등 4개 종목이 각각 시초가 대비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고 에프앤가이드, 퓨얼셀, 아진엑스텍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그 외에 비앤에스미디어가 9.28% 올랐고, 에스엔피와 엘앤케이바이오는 각각 3.32%, 1.73% 하락했다.

시장전체의 시가총액 4800억원, 거래대금 및 거래량은 각각 13억8000만원, 22만주를 기록했으며, 기관이 9억8000만원 순매수했고, 개인이 7억3000만원어치 팔았다.

코넥스 시장의 시가총액 기준으로 아이티센시스템즈가 455억원을 기록, 1위를 차지했으며, 아진엑스텍이 428억원으로 2위, 엘엔케이바이오가 376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