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엔 가스 값을 걱정하고, 여름철엔 전기 값을 걱정하는 국민들로서는 값싼 에너지를 안정되게 수급받고자 하는 건 당연지사다.  2011년 터진 9.15정전 대란으로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가운데 민영화가 과연 '에너지 대란'을 명쾌하게 풀어줄 열쇠인지 각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에너지 수급 안정화에 득일까, 독일까


에너지사업의 경우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이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표결에 붙여지지 못했지만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또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현재 한국가스공사가 독점적으로 쥐고 있는 가스판매를 민간기업에도 허용하자는 것이다.

현재는 판매용 가스수입의 경우 가스공사가 맡고 일부 자가소비용 직수입만 민간기업에 허용된 상태다. 하지만 이미 시설요건이 완화돼 진입비용이 줄어든 상태에서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대형발전사업자는 물론 중소규모의 산업체까지 가스판매에 뛰어들 수 있어 관련업계는 가스산업 민영화의 단초가 될 것이라며 주시하고 있다.

에너지산업 민영화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은 역시 공기업의 비효율적인 운용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한전은 지난해 8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봤지만 오히려 이사진의 보수한도를 높여 21억원의 보수를 지급하기도 했다. 게다가 한전은 80조원의 부채와 8억원의 누적적자를 안고 있어 경영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민간기업과 경쟁을 통해 가스 수입비용을 더욱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민간발전사인 SK E&S는 한국가스공사를 통하지 않고 해외에서 가스를 직수입해오는데 LNG도입 원가가 톤당 39만원이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3배나 비싼 92만원에 들여온 것. 특히 천연가스 가격은 타이밍 싸움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민간회사가 뛰어들면 LNG시장의 시황에 따라 싼 가격에 사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현재 세계 천연가스시장은 북미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그 판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가스공사가 가스 판매권을 독점하다보니 민간업체의 셰일가스 도입 시도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한전의 경영에 대해서는 효율성이나 수익성 위주로 점수 매길 수 없다는 것이다. 효율성과 수익성보다는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수급의 안정성이 주요지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1년 정전사태만 보더라도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

민영화 반대론자들은 경쟁을 통한 가스가격 인하도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LNG는 전적으로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우리기업끼리 경쟁하는 것은 바잉파워를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가정용 가스요금이 루베(㎥)당 850원 정도라면 일본은 3배가량 비싼 24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의 엑슨모빌이나 일본의 회사들도 한국가스공사의 구매력을 인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무엇보다 민간기업에 가스사업권을 넘기면 시황에 따라 편의대로 가스를 구입해 국가 전체의 가스 수급에 차질을 빚을 우려도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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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