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달립니다
은빛 바퀴를 돌리며, 그녀는 룰룰루
콧노래를 날립니다
룰룰루 봄바람이
새파랗게 펄럭입니다
그녀의 자전거를 따라
죽은 물고기가 즐겁게 떠오릅니다
새하얗게 일렁이는 물고기,
내장을 드러내고 환하게 웃습니다
그녀의 자전거
룰룰루 달립니다
그녀의 배낭이 리듬에 담깁니다
배낭 속의 물병에는 즐거운 파도가 치네요
늘씬하게 달리는 그녀의 다리
피곤하게 룰룰루 빛이 납니다
싱싱하게 룰룰루 부서집니다
물결을 따라 떠오른 물고기처럼 그녀는
경쾌하게 리듬을 탑니다
강변 지나
저물녘의 해변에 이를 때까지 룰룰루
저문빛 너머로
그녀의 자전거 달립니다
콧노래를 날리며 힘차게 힘차게
물고기가 되어
룰룰루 룰룰루
◇ 조동범(시인·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詩 '그리운 남극'으로 2002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 2013년 김춘수시문학상. 시집 <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 <카니발>, 산문집 <나는 속도에 탐닉한다>, 평론집 <디아스포라의 고백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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